아스달과 화신과 Maudie와 Lion King 멍하니 창 밖을 보다가





요즘의 영화 생활은 거의 넷플릭스에서 이뤄지고 있다. 좀 지난 영화가 뜨는 게 오히려 좋다. 

개봉 직후와 직전의 들뜬 분위기와 과잉 홍보에 휩쓸리지 않고 그냥 내키는 대로 보면 되니까. 

안타깝게도 영어권인 아일랜드에서 개봉하는 영화의 종류는 매우 제한적이다. 

미국 꺼 아님 영국 꺼... 가끔 아일랜드 꺼... 

영화제가 있긴 하지만 소규모로 열리거나 그리 대중적이지 않고, 가까운 유럽의 영화들도 매우 드물게 보인다. 

룩셈(유럽 대륙)에 살 때는 당연한 듯 불어, 독어, 스페인어, 포어권 영화들도 보였는데. 

영어권 국가들의 영어 집착/안착/선호는 굳이 다른 나라 언어권의 모습까지 배워야 하나? 라고 생각하는 

오만한 자세가 보이는 것 같아 아쉽다.



하여간 이런 상황이므로 영화관에서 볼만한/가치가 있는 어른용 영화가 매우 드물어 

나를 위해 혼자 영화관을 간 지는 너무 오래되었다.  

어쩌면 넷플릭스와 케이블과 홈 시어터의 발전 때문에 영화관으로 가는 사람들의 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일 수도... 

나만 해도 좀 다른 언어권 것을 보고 싶다 하면 넷플릭스밖에 없다. 

한국이나 일본(영화는 여전히 좋다 싶은 게 별로 안 보이지만) 방송이 보여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스페인 막장 드라마 <케이블 걸>도 결국 다 보고 말았다.

간단히 느낀 점은 우와......... 시끄럽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들이 흥분하면 한국 드라마 배우들보다 훨씬 더 시끄럽잖아!!!! 

당시의 여권이나 동성애의 현실 등이 담긴 것은 오... 하는 부분이었는데 다른 애정이나 음모나 드라마는 

아니 세상에... 어쩜 저렇게 매회 막장으로...  



드라마를 안 보던 나도 다 끝난 드라마가 나타나면 본다. 

마음에 들면 계속 보고 이상하다, 너무 옛날 정서적 미화가 심하가 싶으면 안 본다. 

희안하게도 당시엔 매우 아름답고 인기 있던 영상이 시간이 흐르면 이상하게 보인다. 

그리 예쁘지도 그리 웃기지도 않는 유머 코드가 많다. 

그건 아마 1년 전에 내가 쓴 무언가를 보고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지 않을까 싶다. 

세상은 빨리 변하고, 나도 사람들도 세상을 보는 눈이 변한다.

그럼에도 세월을 초월해 사랑 받는 작품들은 '명작'이라거나 '클래식'이라는 말이 붙는다. 


 
<아스달 연대기>는 공을 많이 들인 것 같은 흥미로운 글자체와 장동건이 나와서 놀라서 봤는데

남편과 함께 보지는 못했다. 잔인한 장면이 있을 것 같고 칼싸움이 있을 것 같아 딸과 함께 있는 시간에 

남편과 보기 어려운 장르였다. 



...그러므로 나 혼자 밤에 누워서 다 봤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궁금해 하던 남편에게 전한 감상은

"한국판 왕좌의 게임 같아. 그런데 그것처럼 지나치게 잔인하거나 도를 넘어선 장면은 없어서 난 좋았어. 

(안 봐도 되는 것들 말야... 그래도 괜한 채찍질 같은 것, 괜한 노예부림 같은 장면은 싫어서 넘겼지만)

왕좌의 게임을 닮긴 했는데 매우 한국적이고 창의적이야. 헐리웃에서 이런 걸 만들어 주는 게 신기하군."


다 보고 검색해 보니 왕좌의 게임 닮았다고 욕을 먹은 내용들이 있긴 하던데 

의상과 분위기가 닮았다고 표절이라 하는 건 무리가 있지 싶더군. 

왕좌의 모양도 완전 다른데 왕좌가 나왔다고 닮았다 하면 세상 모든 왕 나오는 드라마나 영화는 어쩌라고... ㄱ-

뭐 제작진도 의식을 했는지 뒤로 갈수록 나아지긴 했어. 닮았다 싶은 장면들도 덜 보이고... 

늘어진다 싶은 회, 너무 질질 끄는 장면들은 빨리 감기가 있으니 안심. 

이것이 어느 정도 완결된 것을 볼 때의 장점. 

송중기 훌륭하고(예쁜데 남자답기 쉽지 않은데) 그 아가씨... 박쥐 아가씨... 아 치매... 

목소리... 아이고 무시라 톤을 어떻게 그리 바꾸나? 연기 잘하는 거 맞았군요.

장동건은 역시 멋있고 역할에 어울리긴 하는데 악역을 해도 어쩐지 착할 것 같은 외모라... 



한국 영화는 우리가 20대였을 때만 해도 애국심에 보거나, 

늘 헐리웃 영화에 비해 수준이 떨어진다는 컴플렉스를 달고 있었는데, 

요즘은 관객들이 정말 보고 싶어서 찾게 되는 작품들이 많은 것 같아 다행이라 생각한다. 

요즘은 오히려 헐리웃이 만드는 작품들의 식상함에 잠이 올 지경이도다. 

벌써 수년째 속편 우려먹기와 수퍼 히어로물에 집착하고 있다. 

화면 큰 곳에서 보면 더 재밌는 특수 효과 많~~~~~~~~은 속편들만 줄줄이 만들어 캐릭터 상품과 

관련 제품 팔기에 집착하고 있으니 미국 영화 보고 감동 받았던 십대의 내 모습은 추억이 되려 한다. 



그래도 꾸준히 관객이 들어오는 장르는 어린이용이니 

(방학이 되어 심심해 몸을 트는 아이들을 데려갈 공간이 부모들에게는 필요하므로) 

온갖 어린이 영화들이 여름에 개봉한다.

다행이도 어린이용 영화들의 품질은 매우 높아졌다. 



요즘 던서방과 함께 보는 한국 드라마는 <질투의 화신>

뭐 소감은 간단하게. 

조정석과 공효진은 훌륭한 배우다. (다른 잘생긴 배우는 모찌 닮았다.)



그리고 던서방은... 





...내가 이미 수주 전에 엔딩까지 다 본 사실을 여전히 모른다. 

(현재 성실하게 한 편 한 편 보고 있는 그.)




넷플릭스의 추천 화면에 그림과 에단 호크의 얼굴이 보이기에 눌러 본 <Maudie>는 

'나이 들고 마른 에단 호크가 또 예술에 대한 지적인 대화를 하는 것인가...'

라고 예상한 나의 생각을 완전히 바꾸는 영화였다. 

장애가 있는 화가의 모습을 연기한 여배우도 훌륭했지만 

많은 교육을 받지 못한 생선 파는 시골 남자의 역할을 소화해 낸 에단 호크가 훌륭했다.

과한 감정 표현도 없고, 애정 표현도 없고, 재치 있는 대사도 없지만

덩치를 키운 그의 거친 모습은 매우 현실적이었다. 

그 시대의 그 마을에서 그렇게 자란 사람이라면 저렇게 행동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전체적으로 극적인, 그러니까 일부러 무대에 올리기 위해 만들어낸 인위적인 장면이 적어 좋았다.

에단 호크를 좋아하는 배우로 꼽은 적은 없지만 그가 나온 영화 중에는 명작이 많다. 

<죽은 시인의 사회>, <가타카>, <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 <보이후드>

모두 마음을 움직인 작품이었다. 

이 영화 때문에 한 1년 넘게 아... 저 벽을 완성해야 하는데... 

라고 생각만 하고 미뤄둔 그림들이 나를 노려보는 것 같다. 

오피스는 여전히, 어지럽고 천장의 그림과 벽도 정리되지 않았다. 

우리집은 계속 진행 중이다. 완성이 안 된다. 

역시 정리가 안 되는 썬룸의 유리창에도 흰색 그림을 그려넣고 싶다...

라는 생각만 2년째 하고 있다. 

하고 싶은 취미가 많은 것은 많은 것의 우선순위를 뒤집어 놓는다.




디즈니와 함께 자란 내가 <라이언 킹>을 안 보긴 어렵지 않을까 싶었지만 

영화가 된 만화가 과연 재밌을까... 실제 사자들이 나오는데 어린 에딘에겐 너무 

무섭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아이가 울거나 싫어하면 나와야지 하며 들어간 영화관이었는데 

세 살 에딘은 사자들을 전혀 두려워 하지 않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젠 나쁜 캐릭터들의 경향도 아는 것 같다. 무서운 척 한다는 걸... 

진짜 못생기고 심지어 무섭게 생긴 하이에나들이 나왔을 때는 아....... 분명히 

무서워 하겠구나 싶었는데 하이에나들이 아기 사자들을 보고 "간식거리가 왔네~"

하는 장면에 빡 화를 내며 "No, they are not snacks!" 해서 관객들을 웃겼다. ㅋㅋㅋㅋㅋㅋ

아니 아가... 왜 자꾸 화면과 대화를 하니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빠 사자가 죽는 장면이나 죽은 장면, 동물들이 싸우는 장면들 모두 걱정이었는데 

품에 안긴 에딘은 열심히 봤다. 

아빠 사자가 눈을 감으니 "He's sleeping now"라고 했다. 


옆에 앉은 엄마가 에딘이 말을 할 때마다 키득거리다 What a cutie 하셨다 ㅋㅋㅋㅋㅋㅋ 

꽤 들어선 관객들 중 당연히 가장 어린 축에 속했다. 


하쿠나 마타타 노래를 가사도 모르면서 흥얼거리는 아이 모습에 많이 컸구나 싶었다. 


전체적인 감상은 

잘 만든 BBC 동물 다큐에 재미를 더한 느낌.

어린이들에겐 살아있는 동물들을 동물원이 아닌 아프리카에서 보여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훌륭. 어른들은 음... 모두 재미있게 볼까?


어른의 시각으로 느낀 점은 비욘세의 캐스팅은 매우 적절하나 노래에 

'내가 비욘세다'를 너무 티내려 한 것 같아 남자 배우(아직 누군지 모름)의 

목소리가 묻히고 잘 어우러지지 않았다. 


듀엣이나 합창에서는 누군가가 돋보이기 어렵고, 

돋보이려 하면 장르에서 벗어나게 된다.





 

덧글

  • 더카니지 2019/07/24 21:49 # 답글

    영화관의 매력은 큰 화면과 사운드도 있지만 현실에서 분리되어 완전히 영화에 집중, 몰입하게 해주는데 있다고 생각해요. 집에서 영화보면 자꾸 딴짓을ㅠㅎㅎ
    실사판 알라단과 달리-한국에서 천만 돌파!- 라이온킹은 오리지널과 비교해 너무 뻣뻣하고 생동감없이 어색하다고 평이 안좋은데 에딘이는 재밌게 봤나봐요ㅎ

    아 지나님 넷플릭스에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가 업데이트됐다는데 추천드려요~ 극장에서 정말 재밌게 봤었는데 감각적이고 예술적인 영상이 정말 좋았어요ㅎㅎ https://twitter.com/netflixkr_up/status/1153898158046367744?s=19
  • Jl나 2019/07/25 04:44 #

    잘 만든 영화가 있으면 가는 건 아주 좋아해요. 근데 요즘은... 무웨...
    알라딘이 훨씬 재미있고 감동적이긴 했어요. 라이온 킹은 이걸 과연 얘가 볼까? 마음으로 갔기에 기대에 비해 만족스러웠고요.

    넷플릭스가 나라별로 올려주는 쇼가 다르다고 알고 있어요. 스파이더맨도 슈퍼맨도 무슨 맨도 어릴 땐 좀 봤는데 지금은 너~~~~~~무 많아서 안 보게 되더군요... 가끔 보면 좋아요. 가끔... ㅎㅎ 추천 감사해요~ ^^
  • Jl나 2019/07/25 05:11 #

    여자애들도 슈퍼 히어로들을 좋아하긴 하지만... 남자들이 인어공주에 열광하는 경우는 많지 않지 않겠... 니까? ㅍㅎㅎㅎ
  • 에피나르 2019/07/27 20:27 # 답글

    아스달연대기는 초반의 압박을 극복하고 끝까지 보신 분들은 수작이었다는 평을 하시던데,
    전 2화까지만 보고 고이 놔드렸습니다;

    질투의 화신은 저도 재미있게 본 드라마였는데, 전 최근에는 새로운 걸들보다는 예전에 봤던 작품을 다시 돌려보게 되네요.
    새로운 설정이나 내용에 익숙해지기까지의 불편함(?)을 겪고 싶지 않아 하는 것 같아요.
  • Jl나 2019/07/29 03:37 #

    빨리 돌리기로 빠샤샤 보면 괜찮은데 ㅎㅎㅎ 그렇군요.

    던서방도 예전 코메디나 영화가 부담이 없대요. (->우리가 나이가 든 것이겠지만 쿨럭쿨럭)
    요즘은 너무 애쓰는 느낌이 든다고... 기술과 창의력에 집착하는 게 아닐까 싶을 때가 있어요.

    마지막 말씀은 뭐 거의 연애가 귀찮... 은 사람들이 하는 말인데... 어허...
  • Jl나 2019/07/29 03:46 #

    커피 프린스 같은 왕년 히트작도 공유가 갑자기 우통(윗통 말고) 휙휙 벗고 그러는 장면이 좀 풓ㅎㅎㅎㅎㅎㅎ 하게 되더라고요.
    한국 드라마는 여자들을 위해/의해 만들어진 게 많아서인지 Divo들이 매우 많이 등장해요.

    아예 '사랑이 뭐길래'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저 땐 저랬지... 하며 보게 될까요? ㅎㅎ
  • PennyLane 2019/07/28 19:15 # 답글

    전 아스달 방영 전 포스터를 보고 볼 용기를 잃었습니다(...)
    초반만 이겨내면 재밌다는데 포스터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백이 차마 재생 버튼을 누를 수가 없어요 ㅋㅋㅋㅋㅋㅋ
    라이온킹은 애니메이션 원작도 좋았지만 뮤지컬이 압도적이어서 아직 실사 영화를 볼까말까 고민중입니다.
  • Jl나 2019/07/29 03:40 #

    ㅎㅎㅎㅎㅎㅎ 뭘 또 용기까지 잃어요 ㅎㅎㅎㅎㅎ 저도 한참 안 보다가 하도 볼 게 없어서 아 그래도 동건 아저씨가 오랜만에 용기 냈는데 하며 눌러 봤지요 ㅍㅎㅎㅎ 아... 이건 뭔가 (한국인들이 이런 짓은) 매우 낯설다... 싶다가... 와 그래도 장하다... 싶다가 흠 뭐 괜찮은가 싶다가 고생했네... 싶은 작품이었습니다. ㅎㅎㅎ

    그쵸 라이온킹 음악 참 좋지요. 뮤지컬과는 완전 매우 몹시 다르니 정말 동물의 왕국이나 디스커버리 채널 본다 생각하고 가시면 실망하지 않... 지 않을까요? (마무리가 다 왜 이래!)
  • eyja 2019/07/29 00:08 # 답글

    모디 너무 좋쵸~ 영화 초반에 에단호크가 너무 막장 짓을 해대서 '음...위험한데...'라는 생각을 했지만 갈수록 점점 빠져들게 되더라구요. 샐리 호킨스의 연기도 매우 훌륭했고요!
  • Jl나 2019/07/29 03:43 #

    저도요 ㅎㅎㅎ 아니 저 자식이 저런!! 하다가 ㅎㅎ 아니 저런 연기도 할 줄 알았군 싶었어요.
    샐리 호킨스도 문소리처럼 컷!! 하면 갑자기 스윽 일어나 걷는 사람인가요... (아직 안 알아본 1인) ㅋㅋㅋㅋ

    모디 덕분에 반성하고 오늘 막 울타리에 그리기 시작했어요. ^^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