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변화가 만든 변화 멍하니 창 밖을 보다가




생후 몇 개월부터 텔레토비로 시작한 에딘의 만화 감상은 페파 피그, 피터 래빗, 엄마 까투리, 슈퍼 윙즈, 퍼핀 락, 퍼 패트롤, 옥토넛, 이웃집 토토로로 이어졌고, 영화관에서 본 것은 미녀와 야수, 피터 래빗, 드래곤 길들이기, 퍼 패트롤, 알라딘, 토이 스토리... (더 있는데 기억이 안...) 

최근엔 생각도 못한 PJ 마스크에 중독되었다. 
내가 영어를 만화와 영화를 보면서 배웠기 때문에 보여주는 것에 별 거부감이 없고, 다만 내용과 말투, 캐릭터의 태도는 점검을 한다. 악당이 나오는 만화, 그러니까 권선징악적인 것은 좀 더 나이가 들어야 올바르게 이해할 것이라 생각해 보여주지 않으려 했는데 벌써 이해한다. 악당(나쁘게 말하는 아이들) 캐릭터들을 보고 Naughty, naughty, naughty라고 말하고, 주인공 세 명을 보고는 Nice, nice, nice라고 해서 웃었다. ㅎㅎㅎ 

일을 핑계로 만화 보여주기를 일찍 해서인지 1년에서 1년 반 정도 일찍 보고 즐기고 있다고 느낀다. 서너 살 애들이 좋아하는 걸 두 살 때 너무 봐서 막상 그 나이가 되면 재미없어 하고, 대여섯 아이들이 보는 것을 지금 보는 느낌... 

춤 추길 좋아하니 발레를 가르칠까 하는데 아직 어려서 기다려야 하고 (4살이 되어야 들어갈 수 있다), 피아노에 관심을 많이 보이고 노래하기도 좋아하니 악기를 가르칠까 하는데 그것도 5살까지 기다려야 하는 분위기. 악기를 더 어릴 때 배울 수 없다고 불평하는 캐나다인의 말을 듣기도 했지만... 신동이 아닌 이상 5살 전에 작은 손가락으로 뭘 얼마나 칠 수 있을까, 그 선생님은 무슨 죄인가 싶기도 하다 ㅎㅎㅎ 

노는 게 너의 삶이다로 키우고 있는데 이제, 아니 벌써 슬슬 어딘가로 보내는 교육을 시작하게 된다는 것이 몹시 이상하다. 아 참, 수영도 가르쳐야 하는데... (이건 몇 살이 좋을까?)

어두컴컴한 극장에서 너무 어려 입장료도 안 받는 아기와 함께 영화를 보는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을 가능하게 해 준 에딘, 시누와 동서는 꿈도 못 꿀 일이라고 할 때 이 아이는 즐겨줬다. 물론 까까를 계속 줘야 하고 좀 무섭다 싶은 장면이 나오면 내 품으로 들어오지만 최근에 본 두 편의 영화는 분명히 즐기고 있었다. 우와... 많이 컸네 우리 아기... 이제 Movies!! Yeah!!! 하며 따라나선다.

웃기는 세 살 3개월 던에딘.

한국어에 대한 고민이 자꾸 생기는데 확실히 외국어로 인식하고 있는 게 느껴진다. 한국어 만화를 틀면 영어로 바꿔달라 한다.
동시에 한국에서 가져 온 세이펜 책에 제대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한국어 발음은 외국인이지만 그래도 친근하게 인식하고,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다른 언어를 써야 이해한다는 것을 안다.




트럼프와 브렉싯이라는 이상한 변화 때문에 세상이 변하고 있음을 느낀다.

일을 하는 파일 속 사진들에 자연스레 흑인들이 많이 보인다. 백인이 있으면 흑인이 있고, 동양인도 보인다. 
여전히 백인이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흑인, 그 다음으로 동양인 순이지만 그래도 철저히 인식한 듯 다른 피부의 사람들을 넣는다. 흑인을 표지 메인으로 세우는 경우는 매우 많아졌다. 

너무 말랐거나 뚱뚱한 사람들만 모델이라 참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요즘은 미디엄 사이즈의 모델들도 보인다. 
그럼에도 럭셔리라는 이름표를 단 브랜드나 일부는 고집스럽게 마른 사람들을 세운다. 아직도 그것이 우월하다고 믿고 있으면서 안 그런척 행동하고 입만 다물고 있다.

미국에선 역사상 가장 많은 여성 정치인이 뽑혔다고 하고, 한국에선 과거에 여자를 건드리면 언젠가는 들켜 큰 대가를 치룬다는 의식이 생기고 있다. 아일랜드에선 얼마 전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얼굴이 유독 젊었다. 30대의 젊은 여성들의 모습이 작은 마을에도 보였다.

어떤 나라에서 인종 차별을 당해서 고국으로 돌아갔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동시에 인구 몇 천의 작은 마을의 놀이터에도 적어도 세 개의 언어가 들린다. 어느 날엔 하프 동양인인 아이들이 셋 모였는데 모두 다른 언어를 쓰고 있었다.

피부색에 상관 없이 어떤 아이는 우악스럽고, 어떤 아이는 다른 아이들을 잘 돌본다.
거의 모든 부모는 자기 아이의 잘못에 사과한다. 장애가 있는 아이가 보이면 더 친절하다. 

아이들이 보고 듣는 만화와 노래에 다양한 얼굴색의 아이들이 보인다. 
내가 어렸을 땐 거의 모두 백인이었는데. 심지어 동양에서 만든 만화 주인공들도 모두 백인이었는데.
디즈니 주인공들의 얼굴색과 국적이 바뀔 때마다 세상의 변화를 느낀다. 
놀랍기도 하고 용기 있기도 한 변화가 보일 때 감탄한다.

이런 변화들이 아무렇지도 않은 자연스러운 것이 될 때도 머지 않았다.
그럼 우리 아이들은 어른들이 얼마나 싸워서 얻은 변화인지 알지도 못한 채 나은 세상에서 살며 푸념할 것이다.
우리가 그랬듯이... 


세상이 이상하게 변하고 있다고 걱정하지만, 그 이상한 변화 때문에 입을 다물고 있던 사람들이 일어나고 있다고도 느낀다.
 






Freedom - Daphne's Diary




덧글

  • 2019/07/13 09:48 # 답글

    한국어ㅠㅠ 저는 둘째 낳으러 가서 반년이상 한국에서 어린이집 보냈는데도, 조사가 이상하더라구요. 저야 뭐 그러려니 하고 말았는데, 한국에 사는 애친구엄마들이 "외국인이 한국말 하듯 말한다"고 하더라구요. "에딘아" 하고 불러야 하는데 "에딘이야" 라든가 동사와 명사가 영어고 조사만 묘한 한국어라든가... OTL

    저는 만화는 선/악구도는 안 보여주는 편이예요. 아무래도 남자애다보니, 악당-영웅 놀이를 하다보면 과격해질까봐 자제하는 편이거든요. 남자애들은...ㅠㅠ
  • Jl나 2019/07/15 04:57 #

    맞아요. 분명히 보는 만화가 그러면 과격해지고 목소리도 커지고 그래요 ㅎㅎ 근데 전 또 여자애니까 힘 센 남자애들이 괜히 괴롭히고 갈 때 맞서는 게 기특하기도 하더라고요 ㅎㅎ 조금 지나면 또 이 만화에도 질릴테니 다음 것은 차분차분한 것으로 옮겨봐야지... 생각합니다. ㅎㅎ

    하... 그러게요 여기서도 한국어를 가장 잘 한다는 아이들을 봐도 외국인이 한국어 쓰는 것처럼 하더라고요. 어쩌겠어요 우리도 영어를 외국어로 배웠으니까요. ㅎㅎ 좀 더 크고 언어에 감각과 "필요"가 생기면 점점 유창해지겠지 바라고 있어요.

    문득 떠오르는 "형님는"이 편하다던 그 분... ㅎㅎㅎ
  • eyja 2019/07/13 23:14 # 답글

    지나님 본문과는 조금 다른 내용일지도 모르지만, 이런 통계들을 보면 세상이 보이는 것과는 달리 좋아지고 있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고 느껴져요

    https://www.youtube.com/watch?v=yCm9Ng0bbEQ
  • Jl나 2019/07/15 05:02 #

    와... 완전 보고 싶은데 마감 압박이... ㅎㅎ 나중에 각 잡고 듣고 잘게요.
    전 환경 문제 외엔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적어도 삶의 질이라던가 인권이라는 말이 남용되고 농담처럼 이상한 말을 하던 사람들이 공적인 자리에서나마 자제하고 있으니까요. (트럼프 김정은 같은 사람 빼고)

    이곳은 2030년까지 휘발유 쓰는 차도 못 다니게 하겠다니 환경 문제도 점점 나아지지 않을까... (싶지만 중국은 너무 크다)
    배운 사람들이 많아져서 시니컬해지고 우울해지는 경향은 있는데 무식 때문에 발생하는 폭력은 줄어들었으니 전 오늘도 희망찹니다. (-> 웅변 하냐?)
  • 2019/07/16 02:07 # 답글

    세상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는 걸 정말 느끼고 있어요.
    특히 한국은 요 몇년새 정말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는 것 같아요. 특히 성희롱과 관련해서요.
    그에 따른 부작용도 많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긴 하지만, 좋은 쪽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

    그나저나 수영은 배우는 나이가 어릴수록 더 잘 깨우치는 것 같더라고요. 아이들 수영 교실같은 게 있으면 한 번 참여해보세요. ^^

    저희 큰아들은 이제 막 만 5살이 되었는데, 이제는 확실히 한국말, 체코말 구분해서 쓸 수 있고요.
    처음에는 또래에 비해 말이 많이 느렸는데 믿고 기다려주니 이제 다 따라잡았어요.
    에딘이는 엄청 똑똑한 아이인 것 같으니 언어에 대해서는 전혀 전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좋은 하루 되세요~~~
  • Jl나 2019/07/17 03:14 #

    제가 조급한 것이겠죠? ㅎㅎ 감사합니다. 기저귀도 떼기 전에 수영장에 한 번 데려갔는데 그냥 집 욕조에서 노는 게 나을 것 같더라고요. 이제 좀 컸으니까 배울 수 있겠지요?

    믿고 기다려라... 정답이군요. ^^

    한국은 그럼... 나아져야지.
  • 션이다 2019/08/11 18:51 # 답글

    그래, 인어공주가 흑인이어도 , 동양인이어도, 자연스럽다고 여기는 날이 올거얍!
    지금 한국말을 배우지 않더라도 에딘이 나중에 커서 K-POP을 좋아하게 되면, 자기 스스로 배우지 않을까? ㅋㄷ
    여러 모로 한류가 계속 되어야 할텐데~
  • Jl나 2019/08/12 06:36 #

    이제 제법 자연스러워지고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해. 좀 오바해서 경쟁하듯 내세우는 경향도 있지만 변화의 과정이겠지.
    K팝이라는 말이 매우 잘못 사용되고 있어서 외국에선 케이팝이라면 아이돌만 생각하지. 좋은 한국 음악이라면 뭐... 예쁘고 어린 또래들 안 좋아하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만 안 쫓아다니면 좋겠다는 바람이... ㅎㅎㅎㅎㅎㅎ (내가 그런 걸 안 좋아했던 애늙은이였기에 ㅋㅋㅋ)

    한류는 잘 모르겄고 영상 콘텐츠 수준은 계속 올리면 좋겠다. 막장 드라마는 수출 안 하면 좋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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