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개월과 헐링 살아요




별빛 에딘 던에딘은 진짜 장난기가 조롱조롱하다는 표현의 완벽한 예를 보여준다. 

얼굴에 늘 장난기가 조롱조롱... 누굴 닮았을까... 하아... (초원을 바라본다)



까투리에 집착하더니 베이비 모아나가 나오는 씬(3분이 안 되는 장면)을 천 번은 보여달라 하였다. 

'키유우트!!(Cute!!)'라는 말을 어찌 이해했는지 키윳!! 한다. 니가 귀엽다고 했는데 못 알아듣는다.

모아나 노래는 가사가 너무 많고 어려우니 못 따라하는데 중간에 'knooooows~~~ 음음 goooooes~'

를 따라하고 마지막에 How far I goooooooooooooooooo 할 때 지도 "고오오오오오오~~~!!!" 

하며 열창을 해서 울엄마빠를 몹시 즐겁게 했다. ㅋㅋㅋㅋㅋ 완전 빵 터짐 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다가 갑자기 스도맨!!(스노우맨, 눈사람)에 집착하사 올라프를 매우 행복한 얼굴로 본다. 

나는 '저 시끄러운 건 뭐지...' 싶던데 역시 아이들에게 먹히는 건 다르다. ㅋㅋㅋ


엄마가 집에서 일한다는 핑계로 참 만화를 골고루 보여주다 보니 애가 연기력이 늘어간다 ㅋㅋㅋㅋ

아무 이유 없이 어떤 대사들을 지 혼자 읊조린다.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다른 말을 한다. 아주 또롱또롱.

노래도 하도 들려줘서 친구들 자장가를 불러줄 정도(자장가로 ABC 송이라니 참 특이하다 아가)

둘이 영어 노래, 한국어 노래를 번갈아 어디까지 따라하나 보자 했더니 스무 곡을 멈추지 않고 따라했다. 

.......내가 피곤해 그만뒀다. 


아일랜드 산지 꽤 되었음에도 막상 어떤 경기를 보러 간 적이 없었는데, 가자 가자 말만 하고 안 가는 

뻥쟁이와 살았는데, 이번엔 진짜 가자하길래 헐링을 보러 가기로 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헐링은 (내가 알기론) 아일랜드에만 등장하는 고유한 경기이며, 

구기 종목 중 가장 진행이 빠른 스포츠의 하나라고 한다. 



문제는 남편의 고향과 지금 사는 동네, 그러니까 딸의 고향이 다르므로 

나는 과연 어떤 팀을 응원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되는데 

그 두 팀이 경기를 하게 되는 기막힌 상황이어서 

우리는 대체 어떤 팀 색에 쿵짝을 맞춰줘야 하나 더욱 고민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렇게 하기로 했다. 




태극기 돋는 청홍. ㅋㅋㅋㅋㅋㅋㅋㅋ 

(예상대로 한팀은 파랑, 한팀은 빨강이다.)





그러다 우리는 보스를 만나게 된다. 




...Lady, YOU WIN.



태어나 저런 저지는 완전 처음 본다. 







앗 치마다!! 라고 늘 놀리지만 공식석상에선 어색하지 않은 킬트. 

스코틀랜드만큼 흔히 보이진 않지만 아일랜드에도 보인다. 






경기 시작. 헐링 스틱을 들고 온 꼬마 녀석들도 많이 보였다. 

공이 작아서 빨강색을 칠하던가 초록색... 아니다 잔디에 묻히겠다. 

하여간 눈에 띄는 색을 입혀줬음 좋겠단 생각을 했다. 

야구공도 작지만 그건 날아가는 방향이 대부분 정해져 있으니 

따라가기 어렵지 않았는데 헐링은 경기 진행 속도가 빨라 

잠시 딴청 피우면 읭? 공이 어딨지?를 찾게 된다. 


룰은 익히면 그리 어렵지 않다. 

네트가 있는 낮은 골문으로 들어가면 높은 점수

(3...점이 맞을거야 아마), 

그 위 높은 골문 사이로 들어가면 1점






보호장비가 헬맷 뿐이라 쟤들 저래도 괜찮나 싶지만 생각처럼 헐링채로 막 

퍽퍽 서로를 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당연하다. 패널티다.)



음... 그러나 부상은 발생한다. 

(역시 당연하다.)




오랜만에 경기장을 찾았더니 관중들이 얼매나 시끄러울 수 있는지를 깜빡 했다. 

아네카가 딸내미 귀마개를 빌려줄까 했는데 메시지를 못 봤네. 

난 그게 필요하리란 생각도 못 했네 그려. 


그러나 우리 던에딘은 그 시끄러운 와중에도 

사람들 따라 박수치고 "예에~~~~!!!!" 해서 폭소.

당연히 어린 아기라면 울 수 있는 과한 환경이었는데 

다행이도 에딘은 즐겁게 즐겨주었다. 


비가 오기 시작했는데 비옷을 차에 두고 왔고, 

후반까지 다 보는 건 무리라서 빨리 철수. 

그래도 잘했어 딸아!!


경기는 비겨서 마치 우리 의상처럼 

외교적인 결과가 나왔다. 






흥에딘은 버스킹하는 아저씨를 집중하게 한다. ㅋㅋㅋㅋㅋ


바로 달려가 던실던실 춤을 추다가 노래가 끝나면

완전 큰 목소리로 "예에~~~!!!!" 하며 박숰ㅋㅋㅋㅋㅋ


주변 사람들 모두 웃지 않을 수 없었다. ㅋㅋㅋㅋ 



어쩜... 넌 수줍음이 없니....

내가 쭈뼛거리고 있는데 완전 큰 목소리로 

모르는 사람에게 "Hello!!!!!!!!" 해서 

다들 깜짝 놀라 답해준다. ㅋㅋㅋㅋ 

길에서도... 상점에서도... 

나도 덕분에 키득거리며 인사하게 된다.



던에딘 친화력 짱. 




옷과 양말도 벌써 호불호가 강해서 

여름 샌들을 직접 고르게 했더니 당장 저 형광을 골랐다. 

다른 디자인을 보여줘도 강하게 No!! 무조건 저게 마음에 든단다. 


여름 모자도 한 네 개 보여주니 딱 고르는 게 있었다. 

두 살인 주제에 벌써 눈에 들어오는 게 있나 보다. 



난 대체 언제부터 내 옷을 내가 사기 시작했는가... 

십대 후반까지 그저 사주는 옷 입고, 교복 입고 그랬지. 

(가는 세월...) 








놀이방에서 놀러간대서 무엇인가 했더니 우리나라 키즈 카페 같은 것이었고... 

한국의 키즈 카페가 부럽다 했더니 알고 보니 이런 실내 놀이시설 + 간단한 음식과 음료를 제공하는 곳은 

아일랜드에 십여 년 전부터 있었다 한다. 




뭐 그저 명칭이 Kids Entertainment Centre라던지 Play Gym 같은 것이었을 뿐... 

역시 겁 없는 에딘은 큰애들 올라가는 곳도 마구 올라가 팔다리가 닿지 않아 애미를 호출했다. 


그곳에 함께 간 엄마, 아빠, 할머니 등은 

"이것은 애들보다 우리를 운동시키려는 음모다"라는 말에 동의했다. 






우리 딸 다 키웠네....







새우를_건네는_다정한_손.jpg







- The End - 






덧글

  • 션이다 2018/05/29 18:34 # 답글

    나들이하기 좋은 날씨다~ㅎㅎ
    아직 30대 초반?이지만, 헐링이란 경기가 있는 지는 첨 들어봤네 ㅋㄷ
    저긴 더블린 시내야? 진짜 영화처럼 버스킹 같은거 하는구납~!!
  • Jl나 2018/05/29 18:28 #

    불혹인 주제에 어디서 구라를...

    장에 가면 저렇게 늘 음악 하는 분들이 있어서 좋아. 그치... 버스킹은 매우 흔한 나라지요.
    더블린 아니어도 아일랜드 곳곳에서 거리음악가를 보는 건 아주 흔한 일이여.
  • 션이다 2018/05/29 18:37 #

    내 나이를 사실대로 말하면 니 나이가 밝혀진다는 ㅋㅋㅋ
    나의 깊은 배려였답.. (퍽퍽) ㅎㅎ
    에딘 넘 귀요미~!!! 저런 공연도 자주 볼 수 있고, 좋은 환경에서 자라는 거 같답 ! ㅎㅎ
  • Jl나 2018/05/29 19:04 #

    그래 봐야 여기선 38이야. 메롱.
  • 더카니지 2018/05/29 22:00 # 답글

    에딘이 넘나 외향적이네요ㅎㅎ 예아!! 라고 외치는 에딘이 상상하니 절로 미소가 ㅎㅎㅎ

    헐링은 처음 들어보는데-라크로스나 크로켓은 알지만서두요ㅎ- 경기장이 꽤 크네요~ 다른 구기 스포츠 경기장과 같이 쓰는듯? ㅎ
  • Jl나 2018/05/30 03:12 #

    아마도 그럴 거예요. 게일릭 풋볼이라고 이 동네 풋볼, 럭비, 헐링이 인기 종목이에요.
    우리가 아는 풋볼(축구)는 음... 잘 못... (쿨럭쿨럭)

    어디서 배운 친화력인지 참 아무한테나 말 잘 시키는 아이리시 피 아니랄까봐...
  • Po 2018/05/29 23:30 # 답글

    에딘이 나무에 물주는 모습이 귀욥네용 ㅋㅋㅋㅋㅋㅋㅋㅋ 무럭무럭 자라라~^^
  • Jl나 2018/05/30 03:12 #

    오늘은 장미에 물 주고 잎사귀 하나하나 쓰다듬으며 "톡톡톡 잘 자라라~~ 이삐네~~" (-> 만화 따라하는 짓) 했어요. ㅋㅋㅋ
  • blue snow 2018/05/30 10:02 # 답글

    ㅋㅋㅋㅋ애기들은 원래 저렇게 말도 잘하고 귀엽나요..에딘이만 그런것 같은데... ㅠㅇㅠㅋㅋ오늘도 행복한 맘으로 보았습니당♥
  • Jl나 2018/05/30 18:12 #

    에딘이 유독 조잘거리는 편인 것 같아요. (애미가 혼자말 힘이 없어 자꾸 뭘 틀어줬더니... ㅠㅠㅋㅋ ㅠㅠ)
    고마워요 블루스노우 이모~
  • 아롱이 2018/06/01 14:13 # 답글

    저 키즈카페의 넓직넓직함 넘나 부럽네요. 아 정말 데드스페이스 1도 없는 우리의 키카들 ㅋㅋㅋ
    당장 아들을 데려다 넣고 커피 한잔/아니 맥주 한 잔 하고 싶네요
  • Jl나 2018/06/01 16:08 #

    ㅍㅎㅎㅎㅎㅎㅎㅎ 아들 데려다 넣고에 느껴지는 이 절박함 ㅎㅎㅎㅎㅎ
    진짜 맘 같아선 어서 오이소 같이 놀아요 하고 싶네요.

    겉은 낡아 보이던데 속이 넓어서 (회전 목마, 범퍼카랑 온갖 오락 기계까지...) 놀랐어요.
    근데 왜 불현듯 부곡 하와이는 잘 지내고 있을까가 생각나는지...
  • 아롱이 2018/06/04 14:30 #

    부곡하와이 접었어요 ㅠㅠ
  • Jl나 2018/06/04 16:56 #

    그럴 것 같았어요. ㅠㅠ 점점 방문객이 없어서 대학 애들 MT 장소로 대관하고 그러더라고요 ㅠㅠ
    어릴 때 참 많이 갔는데...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