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음료에 붙은 세금 머리와 심장



아일랜드에 Sugar Tax가 붙었다.

당의 함유가 높은 음료에 세금을 붙인 것이다. 



Sugar Tax 때문인지 몰라도 현지 코카콜라는 인력을 감축했다. 

(현지에 고용된 아일랜드인 몇 십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보복 조치라 볼 수도 있고, 정부의 세금 인상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조치라 볼 수도 있다. 



아일랜드의 비만율은 유럽 1위라고 한다. 

내가 느끼는 아일랜드의 미국 문화 진출도 역시 유럽 1위다.




편의와 가격, 맛 때문에 이곳에서 내가 가장 많이 찾는 식당도 맥도날드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안 가려고 하지만 두 번이 될 때가 많다. 커피나 간단한 요기를 위해. 

어린 아이를 데리고 식당에서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차 안에서 끼니를 때울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이라서.

가장 많이 시키는 메뉴는 해피밀(햄버거 + 오렌지 주스)

현재 파는 버거(세트는 가급적 피하고, 프렌치 프라이는 두 개가 있으면 

하나는 먹지 않는다/않으려 노력한다.)

콜라는 아주 땡길 때가 아니면 선택하지 않고, 오렌지 주스를 시키거나 다이어트 콜라를 시킨다.

다이어트 콜라라고 해서 건강한 것은 전혀 아니지만 특유의 탄산맛을 원하면 마신다. 

메뉴 중 비교적 건강해 보이는 치킨랩(버거는 왜 가볍게 랩에 안 싸주나)만 시켜 먹기도 한다. 

(그래도 샐러드는 안 시킨다 ㅋㅋ 버거집에서 샐러드를 먹어야 하면 슬프다.)







맥도날드는 나름 많이 노력하는 패스트푸드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 맥도날드에서 일하던 선배 언니에겐 어떤 자부심이 있었다. 

어떤 학벌이나 배경을 가졌어도, 성실하게 일하면 계속해서 승진이 가능하고, 

괜찮은 대우를 받는다며 좋아했다. 

당시엔 많지 않던 외국인을 상대할 기회도 있고, 

영어 회화 연습을 하게 되기도 한다며 좋아했다. (영어를 좋아하던 언니였다.)

직원들끼리 장난을 치다 서로의 손을 만지면 으아... 하며 다시 손을 소독해야 한다 했다. 

그게 회사의 방침이라 했다. 



그런 기억이 있어서인지 나는 세상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맥도날드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덜하다. 

(미국이 뭘 잘못하면 가장 공격 받는 회사 중 하나라 때론 딱해보일 때도 있다.)

패스트푸드 식당 중에선 가장 노력하는 곳이라 생각한다. 

위생이나 맛, 제품 구비, 어마어마한 마케팅 능력으로.

팔릴리 없어 보이는 과일을 굳이 해피밀에 끼워 팔아보려는 노력이나 

(누가 맥도날드에 과일 먹으러 가... 쿨럭)

예전엔 없던 100% 오렌지 주스나 생수의 구비 등도 눈에 띈다. 

커피 가격도 거품이 덜하고, 맛도 괜찮고, 매장 분위기도 예전에 비해 훨씬 편안하다.




피자엔 콜라, 햄거버엔 콜라

이런 공식이 있었다. (이젠 과거형인 것 같다. 맥주지... ㅋㅋㅋ)

하지만 사람들은 이제 탄산음료, 단 음료(단 커피 등)를 두려워 하고 있다. 

먹는 것보다 무심코 마시는 것 속에 든 어마어마한 칼로리를 인식하고 있다. 




한국 코카콜라는 사람들이 아는 것보다 훨씬 많은 "건강" 음료를 생산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흔히 마셨던 "지방 분해를 촉진하는" "디톡스 효과가 있는" 음료를 만든 기업이라고도 알고 있다. 

그런데 그 많은 건강 음료(차 음료)가 아일랜드엔 안 보인다.




남편은 한 세대 전만 해도 아일랜드 사람들이 이렇게 뚱뚱하지 않았다고 했다.

물론 아일랜드에서 뚱뚱한 사람들이 미국의 뚱뚱한 사람들만큼 거대한 경우는 별로 없다. 

하지만 분명히 전반적으로 덜 건강해지고 있다. 




마른 몸을 선호하고, 운동이나 다이어트 열풍에 난리인 많은 사람을 딱하게 여기는 입장이라

세상 모든 통통한 사람들이 살을 빼야 "정상"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사람의 몸이 똑같으면 모두가 똑같은 체형의 게임 캐릭터들만 존재하는 가상 공간을 봤을 때 

느끼는 소름이 올라올 것이다.




하지만 "건강을 해치는" 비만을 걱정하는 국가라면 

"식단의 다양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동양 음식 역시 튀기고 짠 음식이 많지만 

가장 큰 차이는 굉장히 많은 양의 채소를 함께 섭취하는 것. (반찬)

삶고, 끓이고, 볶고, 에어프라이를 하는 등 가정식의 조리법이 비교적 건강한 것, 

시중에 당분이 없는 음료가 매우 많은 것이 이곳과 다른 점이다. 

(한국의 비만율이 비교적 낮은 것은 살 찐 사람들을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공격하는 

무례한 문화와도 관계가 있지만.)




한국에서 외식을 생각하면 햄버거, 피자 외에도 

김밥, 국, 찌개, 면, 길거리 음식, 죽, 해물, 빵 등 

그 선택 대상이 매우 다양하지만 

이곳에서 외식을 생각하면 서양식(고기 or 닭 or 채소와 감자, 샐러드), 

이탈리아식(피자, 파스타), 패스트푸드, 튀긴 음식, 매우 단 음식, 햄버거, 

샌드위치, 차가운 샐러드에서 그치고 만다.   
 



일주일에 한 번 서는 장이나 시내로 가면 일식이나 동양 반찬을 파는 사람들이 있긴 하나

작정하고 나서야 찾을 수 있다. 

십대 아이들은 급식이 아닌 밖에서 사 먹는 시스템이 많고, 그 경우 아이들의 선택지는

"패스트푸드" 아니면 "샌드위치"에서 그친다.



자연스레 아이들은 그 음식들에만 길들고, 다른 나라의 음식맛

(맵거나 양념이 많거나 국물이 있거나 익히지 않거나 등)을 낯설어 하는 아일랜드인이 많다.


 

문제는 패스트푸드와 단 음료가 아니라 

식음료의 다양성 부족이 아닐까?
 





덧글

  • 제트 리 2018/05/04 16:22 #

    그렇군요..... 참... 음식이 다양하지 않은 동네는 고역 이겠군요....
  • Jl나 2018/05/04 16:32 #

    아쉬워요. 그래서 한국 갈 때 음식 리스트를 만들어들 가죠 ㅋㅋ 전 그 정도는 아니지만 배달 음식이 그리워요. 밥 하기 싫을 때.
    여긴 배달 옵션도 피자, 버거, 중식에서 그치니까요.
  • 제트 리 2018/05/04 17:39 #

    역시 대륙이 아닌, 섬나라 여서 그럴 지도 모르죠........
  • 지나 2018/05/04 19:32 # 삭제

    일본, 대만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주식의 선호도에 달린 문제이기도 하고요. 영국 역시 유럽에서 비만도가 높은 편이라 알고 있어요.
  • 나인테일 2018/05/04 20:33 #

    한국은 당분이 아니라 뜬금없는 탄산에다 패널티를 때려대니 무설탕 탄산수 같은 것까지 덤터기로 두들겨 맞고 색소 설탕 쩔어주는 소위 ‘어린이 음료’는 프리패스인 희한한 상황을 보고 있죠.
  • Jl나 2018/05/04 23:41 #

    그건 참 이상하네요... 탄산물은 물인데...
  • 효도하자 2018/05/04 22:25 #

    설탕세라니 뭔가 대항해시대에나 붙을것 같은 세금.
    아일랜드가 비만율이 높았군요. 의외네요. 잉글랜드보다는 더 나은 요리문화를 가졌을것 같은 이미지인데
  • Jl나 2018/05/04 23:59 #

    대항해 시대 ㅎㅎㅎ 생각해 보니 그렇네요 ㅎㅎ
    남편의 부모님 세대까지는 대부분 날씬했었다는데 식단이 미국식으로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사이드에 감자가 있는데 빵까지 더하는 것도 탄수화물 과다 섭취가 되고...

    아일랜드에서 나는 고기나 채소, 생선 등 좋은 재료가 많은데 요리법이 튀기는 게 많아요.
  • 2018/05/06 23:18 #

    저는 캐나다에서 맥도날드 가면 아침에 주로 계란버거를 시켜서 아이먹여요. 맥모닝메뉴인데 빵은 맥머핀으로 제일 저렴하게 시켜서 버리고-_-;;; 계란만 더블로 해서 싸간 물과 계란만 주고 있습니다. 해시브라운과 커피는 어른이 먹구요. 저는 보통 랩을 먹습니다.랩을 반 정도만 먹고 나머지 반은 냉장보관 했다가 다음끼니에 먹어도 좋더라구요. 채소도 고기도 적당히 있는데다 랩은 탄수화물이 얇으니까... 잘 고르면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저 메뉴들이 의외로 한국에는 많이 안보이더라구요. 저는 탄수줄인다고 버거주문할때 빵도 빼는 편인데, 기계로 주문하면 그런 선택권이 많이 줄어드는 한국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아일랜드도 그런가봐요. 패밀리레스토랑이 아이 데리고 가기에는 눈치 덜보여서 좋은데, 메뉴가 다양하지 않으면... 힘들더라구요.
  • Jl나 2018/05/07 18:38 #

    ............세상에........... 그러니까 임신해도 살이 빠지지... 으아니 랩을 뭘 반을 남기고 도로 먹고 해욧!!! ㅋㅋㅋㅋㅋㅋ

    서양(..)이라 해야 하나 뭐래야 하나... 영국, 아일랜드, 호주 등의 메뉴는 그리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맥머핀이나 해피밀이나 치킨랩이나 시그너처 버거가 돌아가는 것이나... 스시 버거는 안 생겨서 다행이라 생각하지만요 ㅎㅎ 현지 재료 사용하는 것 때문에 일부 메뉴 맛이 좀 다를 뿐 기본 구성은 비슷해요. 여기 버거는 모두 아일랜드산 쇠고기 쓴다 해서 남편이 그나마 안심해요. 칩(프렌치 프라이)은 반대해요. 화학물질 들었다고... 안 들었음 그렇게 바삭할리가 없다고...

    좀 건강한 음식, 애들이 좋아하는 음식(한국식 김밥!! 재료 다 익힌 거!!)도 차에서 먹을 수 있음 참 편하겠어요. 애 데리고 나가 먹으려면 마음 다잡아야 하는 부모들이 매우 많으니까요...
  • 점장님 2018/05/11 16:43 #

    아일랜드의 음식문화는 뭔가 더 authentic 할 것 같았는데..
    오히려 더 미국적이었군요.. ㅠ.ㅜ 외식 환경이 좋은 게 아니었네요
    해답이 집밥밖에 없는 곳에선 전 살 수 없을 것 같아요. 지금도 매식 의존도가 엄청 높은데..
    (지나님 어떻..ㅠㅠ)

    + 제가 저녁에 가끔 해먹는 간단 요리인데 혹시 도움이 될까 해서..
    냄비에 물을 약간 넣고 끓이는 동안
    집에 있는 적당한 채소(숙주.배추.양파.버섯.부추 등)를 썰어서 찜기 위에 듬뿍 얹고
    그 위에 얇은 소고기(저는 주로 돌돌 말린 냉동제품을 사용)를 또 듬뿍(?) 올린 다음 소금 후추를 뿌리고
    찜기를 냄비에 넣어 익히고, 다 익으면 (중간에 뒤섞어도 됨) 찜기 째로 식탁에 놓고
    간장+식초+고춧가루 양념에 찍어 먹습니다~
    매우 간단하고 샤브샤브 느낌으로 맛있어요 ㅎㅎ

    오지랖 아줌마의 뜬금포 레시피였습니다 ㅋㅋ
  • Jl나 2018/05/12 19:13 #

    우왕 맛있겠어요!! +ㅂ+ 감사합니다 점장님 ㅎㅎ

    네... 전 여기서 다 해먹어야 해서 죽.겠... ㅠㅠㅠㅠ (건강한 건 둘째고 마 시켜먹고 싶을 때가 문제예요 ㅎㅎ)
    그래도 가끔 장에 가서 미역 줄기나 불고기 같은 거 사와서 먹어요 ㅎㅎㅎ 쌀국수는 먹던 맛이 아니고 테이크아웃 번거로워 포기...

    아일랜드 음식이 맛 없는 건 아닌데(해물 차우더, 유제품, 생선, 고기 등 -> 근데 이건 정식류)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외식, 그러니까 10유로 주변 혹은 이하의 매일 먹어야 하는 음식의 종류가 안 많아요.

    샤브샤브류도 그리운데 고기를 다 폭찹처럼 뙇!! 두껍게 잘라 팔거나 갈아(minced)줘서 얇은 고기로 하는 요리는 어렵네요... (중국 슈퍼에서 파는 고기는 무서워요;;) 칼로 하려니 속 터져요 ㅋㅋㅋ 그래서 집에서 해 먹는 불고기도 고기 덩어리 뙇!!! ㅋㅋㅋ
  • 션이다 2018/05/29 18:56 #

    맥도날드도 각 나라마다 마케팅이나 메뉴에 전략을 달리한다고 하든데
    아일랜드도 내 취향이넵..ㅡ_ㅡ;; 단짠단짠은 진리...ㅎㅎ
    한국도 탄수화물 위주로 너무 많이 먹으니까 당뇨병도 많고 막...건강한 건 아니지만...ㅎ
    근데 ... 아일랜드 소고기값 한국보다 싸? 나 아일랜드 여행가면 고기 마니 묵을 수 있는거야? ㅎ
    (아직 배가 고픈가? ㅠㅠ)
  • Jl나 2018/05/29 19:13 #

    아마 그럴걸... 폭찹(큰 돈까스 한 덩어리) 4개 든 게 한... 3, 4유로... 대부분 한끼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쇠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닭 값이 4유로 근처니까. 한국보다 쌀겨. 채소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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