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셀로나~ 바르셀로나~ 지구 여행





바르셀로나 하면 꽤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올림픽이 생각난다. 

비행기가 공항에 내리는데 뒤에 앉은 영국 여인 둘이 바~셀로나~~ 하며 노래를 시작했다. 

우리 귀에 들릴 정도라 '와... 차분해 보이는 영국인도 저러네...' 

생각했는데 함께 동행한 여인은 말리긴 커녕 함께 합창을 했다. 

어린 아기를 자랑스럽게 안은 그녀와 동행인의 목소리에 설레임의 음표가 묻어났다. 







아 참, 그 전에 문명이 보정해 준 프랑스 남부 사진 하나 남기고 스페인으로 가야지. 

이런 건 내가 찍었지만 내 것이라고 할 수 없다. 

(필요한 분은 가져가세요. 누르면 커집니다. 많이 커집니다.)







이 역시 문명(이라 쓰고 구글이라 읽어야지)이 맘대로 붙인 것인데... 

시원한 이마가 드러나 버렸다. (나는 왜 볼살이 이 나이까지... 젖살이 아니라 그냥 복살이었어.)


아기 때나 어릴 때는 이마를 아무리 까도 안 부끄러웠는데 클수록 앞머리를 내리는 건 

동양 여인들의 언젠가 시작된 <작은 얼굴이 좋은 것> 붐이 일면서가 아닌가 싶다.

난 정말 작은 남편의 얼굴이 불만이다. ㅎㅎㅎ  


시원하게 얼굴을 드러내고 머리를 자유롭게 질끈 묶는 다른 인종 여성들의 모습이 

보기 좋다고는 생각하는데 그래도 자꾸 가리게 되는 이마. 







정말 초록초록했던 우리... 

울엄마는 몇 년 전 던서방에게 저런 후드티를 보내서 (물론 아일랜드인이라고 의도적으로) 깜짝 놀랐는데 

(피가 이미 초록인데 또 무슨...) 그러면서도 서로 번갈아 가며 (서로 훔쳐갔다고 탓한다) 정말 잘 입고 있다. 

아이고 따셔라... 






딸아... 어... 어디 가... 







스페인과 프랑스 사이에 있던 휴게소, 아이들 공간이 참 정겨웠다. 

어른들도 슬쩍 끼어앉았다. 페파는 이곳까지 따라왔다. 아 무셔...








자 이제 스페인으로... 올레!!


그나저나 플라멩코는 나이 너무 들기 전에 배워야 하는데... 

(이건 순전 내 편견인데 너무 나이 들어 추면 무... 무서워 보일 수 있는 춤... ㅋㅋㅋㅋ)






바르셀로나는 정말 가우디 없었으면 어쩔 뻔 했어 싶은 도시





스페인 하면 선명한 색상들이 떠오른다. 

그리고 색을 사용하는데 주저함이 없는 그들만의 매력이 느껴진다. 

개성이 매우 분명한데 지나치게 도도하진 않고, 

거의 같은 언어를 쓰는 중남미인들에 비하면 

생각보다 따스하진 않다. 






11년 전 혼자 배낭여행할 때 가우디의 주요 작품들은 거의 훑었고, 

그도 동료들과 회사 MT 같은 것을 다녀온 도시였기에 하나만 보자고 했다. 

프랑스 남부의 애매한 위치(각 공항과의 거리와 우리에게 적합한 비행기 시간 찾기가 쉽지 않은 곳)에 사는

친구들 덕에 바르셀로나에 내린 것이었다. 바르셀로나에서 3시간 반을 달려 그들을 만났다. 



거꾸로 온 여행기의 마지막. 그러니까 위 사진은 여행 첫날 찍은 사진이다. 

단지 구엘 공원과 가깝다는 이유로 잡은 숙소에서 방향을 잘못 잡아 윗길로 돌아 구엘 공원에 가게 되었다. 

하지만 덕분에 평범한 바르셀로나 골목과 거리의 모습을 좀 보았다. 

관광객의 발길이 덜 닿는 곳들의 모습이었다.






까딸루냐 지역이니까 확실히 스페인기보다는 까딸루냐기와 Si 글자가 많이 보였다. 

하지만 Si와 까딸루냐기가 훨씬 많이 보이는 이유는 까딸루냐에 사니까... 

자신의 생각(반대 입장)을 드러내기 어려운 사람들이 

많아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니면 내가 그냥 너무 많이 읽은 것일수도. 

그냥 자기 정체성을 드러내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여기 저기에서 

자기 집에 깃발을 달기도 하니까. 



하지만 분명한 건 이번 방문 때 훨씬 많은 까딸루냐 깃발을 보았다는 것.  

 
 


 



결론부터 말하자면 구엘 공원은 내가 기억하던 모습과 달랐다. 

내가 한참을 앉아있던 공간은 공사 중이었고, 뒷구멍으로 들어가서 기억에 없던 풍경들도 보았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그때 소매치기를 조심해야 한다며 내 가방을 짧게 다시 묶어주시던 

액세서리 만드는 할아버지는 안 계셨고 생각보다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기념품을 파는 

젊은이들이 보였다. 11년 전에는 입장료를 냈던가 기억이 가물한데 가우디가 만든 

주요 작품/건물을 보려면 돈을 내야 하는 것 같았다. 



길을 바로 찾지 못해 생각보다 지체되었고, 바르셀로나의 공기와 전망과 가우디의 흔적은 다시 만났으니 

이걸로 족하다며 더블 에스프레소를 애타게 찾는 남편의 손을 이끌고 다시 골목길로 향했다. 


딸은 그러면 안 되는데 스페인 사람들이 아주 많은 곳에서 큰 목소리로 "까까!!!"를 

여러 번 외쳤다. 




한국어론 귀엽지만

스페인어로 까까는... 





똥이다.








저 공간... 오래도록 앉아있었던 저 자리.

저 아래에서 천장 모습을 스케치하기도 했었지. 


변신하고 있다. 

그런데 납득할만한 변신이다. 

잘 어울리게 덧붙여질 것 같다. 











보이네, 아직도 (예상대로) 미완성인 저 성당...

정말 대단하다. 무언가를 저렇게 오래 공들여 

혹은 너무 고민해 만들 수 있다니... 





스페인에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영어권에선 "가우디"를 동사로 쓰기도 한다. 

너무 치장이 많은 것, 장식이 과한(over-the-top) 것을 가리킬 때 "가우디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일리있는 표현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만큼 '이건 내가 만들었소'를 분명하게 표현한 예술가

(건축가라는 말이 입에 잘 안 붙는 것도 그만의 개성 때문)는 많지 않다. 


많은 모던 작품은 고전의 아름다움과 영혼을 계승하고 업그레이드하겠다 하지만 

현대의 기준으로 보아도 덜 아름답게 표현될 때가 많다.  


...이상한 일이다.






두 살에 가까워진 딸은 이제 낯선 도시의 풍경을 

뭔가를 더 이해하는 눈으로 오래도록 바라봤다. 

한 살도 되지 않았을 때 한국의 높은 건물들을 볼 때의 눈망울과는 

또 달라진 눈빛이었다. 


오래도록 창가를 떠나지 않는 딸을 보며 아이에게 

도시의 문화와 삶도 필요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  











Adios, Barcelona.















아이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덧글

  • 흑태자 2018/03/29 16:23 # 답글

    전 이상하게 릴리함메르가 계속 머리에 돌더군요(...)
    어릴때 동계 올림픽 한곳인데ㅋㅋㅋ
  • Jl나 2018/03/29 17:32 #

    ㅍㅎㅎㅎㅎㅎ 아직도 어디에 위치한 곳인지 잘 모르겠는 릴리함메르~ 요?
  • skalsy85 2018/03/29 22:36 # 답글

    아이고 이뻐라ㅡ 마지막에 눈 똥그랗게 뜨고 있는 별이는 만화에서 튀어나온 아기 같네요. 조막만한 얼굴에 왕방울 같은 눈! 저도 혼자 배낭여행 갔을 때 느꼈는데 바르셀로나 사람들은 라티노 특유의 다정함 (or 과하게 친절함?) 이 좀 덜하더라고요. 약간 깍쟁이 라티노 같기도 하고요.ㅎㅎ물론 제가 겪은 사람들이 다는 아니었겠지만요. 전 그때 혼자 여행하면서 진짜 가우디만 보고 다녔는데 싸그라다 파밀리아 꼭대기에 올랐을때 너무 좋았던것 같아요. 지금 가 보면 어떨지 몰라도. ㅎㅎ
  • Jl나 2018/03/29 22:40 #

    그쵸 ㅎㅎㅎ 길 모르는데 어쨌거나 알려주는 그런 친절함이 없죠 ㅎㅎㅎ 막 데려다 주고 그러는 ㅎㅎㅎ
    사그라다 파밀리아 올라갈 수 있었군요... 아... 전 바깥만 봤어요. 아마 그때도 입장료 같은 것에 손 떨려서 못 들어갔던가... ㅎㅎㅎ 아 기억이... 별이 예쁘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저희 뭐... 네... 바보 부모죠. ㅎㅎㅎ
  • 2018/04/02 06:55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Jl나 2018/04/02 22:58 #

    우와... 1미터 간격으로 자른 단면도가 똑같은 게 하나도 없다... 굉장한 말 같아요!
    근데 사람 손으로 만든 건 다 그렇지 않은가 싶은 생각도 따라오네요 ㅎㅎ

    11년 전의 감상이지만 새로 붙여지고 있는 현대적인 해석을 한 부분은 아무래도 표가 나고 각진 느낌이었어요. 가우디 스타일이긴 하나 현대적인 느낌을 가미한... 종교적인 색채도 덜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더라고요. 조화롭지 않은 것 같은데 어설프게 고인의 스타일을 그대로 이어가려고 시도한 것보다는 똑똑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