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감에 대하여 살아요





곧 서른 여덟이 된다. 

빠른 년생/생년(읭? 뭐가 맞지? 기억이 안 나지? 확인해 보기 귀찮지?)이니까 

설도 지나 이제 빼도 박도 못하게 마흔이 되었다고 머리를 쥐어뜯을 한국의 동기들에겐 음... 

미안하다. 메롱.



나이를 몰라도 생활에 별 불편함이 없는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참 편리하다. 

누구에게나 공손한 말투를 쓰면 되니까. 



이젠 자연스레 "이제 늙어서 감기가 빨리 안 나아" 해도 별 거부감 없이 동의하는 엄마를 두고 있다. 

예전 같음 계모라고 아우성쳤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뭐, 한다. ㅎㅎㅎㅎ 



나이가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문화권에 사니까 자기 나이를 인식하지 않고 살아도 될 것 같은데 

남편을 보면 그런 것도 아냐. 한국 나이로 따지면 우린 벌써 마흔이라고 하면 어디서 그런 끔찍한 말을 하느냐는

표정을 지으며 절대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ㅎㅎㅎㅎ 자신은 여전히 당연히 서른일곱이란다. 

(남편의 생일은 여름이다.)




둘 다 반에서 가장 어린 아이였다. 

여기는 여름이 지나 학기가 시작되고, 한국은 3월에 시작되니까 남편과 난 

반에서 늘 키가 작았고, 제일 어리거나 두 번째로 어렸고, 생일 축하는 못 받았다. 

그도 남자로서 체육 시간에 또래에 비해 체력이 달리는 걸 느낄 때 화가 났다고 한다. 

지나고 보니 그건 그의 탓이 아니었다고. 




이제는 누구보다 빨리 뭔가를 시키겠다고 하는 엄마들은 줄어들고 있는 듯 하다. 

80년 인생에서 1년, 2년 빨리 살아야 뭐가 달라지나요? 그쵸?




대충 인생 반 살았다고 치고, 

살아온 삶을 돌이켜 봤을 때 이제 늙었다는 말에 큰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지금까지 살면서 어떤 나이가 아니면 하기 어려운 것을 놓친 느낌이 별로 없어서일까.

잘못 살았다거나 시간을 낭비했다거나 후회스럽다거나 하는 일이 별로 없다. 



그때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걸 했고,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놀았다.

앞으로 어떤 일을 이뤄야겠다는 원대한 포부도 없다. 

지금처럼만 사랑하고, 평화롭게, 열심히, 느긋하게, 건강하게 살 수 있음 

복 받은 삶이라 생각한다. 




열 살씩 바뀔 때마다, 나이의 앞자리가 바뀔 때마다 여러 가지 감정이 드는 것은 충분히 공감한다. 

스무살이 되었으니 어른이라 착각하던 아 잠깐 생각해도 코에서 바람이 절로 나오는 그때의 일은 

부끄러워 살 수가 없으니 하지 말고,

서른살이 되었으니 어른스럽게 굴어야 하지 않을까 오해한 그때의 나를 안아주자. ㅎㅎㅎ 

당연히 삼십대도 철 없다. 없어도 된다. 책임감은 있어야 하지만. 

엄마나 아빠가 되면 좀 모범을 보여야 할 것 같은 사명감에 불타오르게 되긴 하지만 

그래도 애랑 같이 놀면서 슬쩍 유아기를 다시 즐긴다. 

사십대가 되면 음... 

누군가는 여자에게 참 좋은 시기라고 했는데... 

아직 안 살아봤으니까 모르겠다. 어른스럽게 행동해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남에게 피해만 안 준다면. 누군가를 가르칠 자격 같은 것도 안 생길 것 같다. 

많은 걸 즐기며 살고 싶다면. 

이루지 못한 꿈 같은 것에 한탄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그냥 하면 되니까. 

앞으로 살 날이 또 이만큼 남았으니까. 



십대에 몇 년 공부한 걸로, 이십대에 몇 년 공부한 걸로 

얼마나 우려먹고 사느냔 말이다. 

마흔이 되면 한 직업 서너 번 더 바꿀 수 있지 않을까?

IF YOU WANT.

  







그나저나 연휴 같은 것이었는데 몸살에 걸려서 꼬박 사흘을 아팠다. 

(역시 인간은 작작 땡땡이치고 작작 일해야 한다. 둘 다 너무 열심히 했다.)

우와... 아이를 낳고 수유를 계속 하는 것이 확실히 체력에 무리가 되는 것 같다. 

별아, 딱 2년만 채울게. (이젠 하도 먹어서 안 먹이는 게 더 어려워...) 

건강해야 한다!!!










ANYHOW,

이렇게 단순한 걸 만드는데 

안녕하세요랑 1박 2일을 다 봐야 완성이 된다는 건 

(4개월간 방송 업뎃이 안 되는 건 그가 알았지 나는 몰랐음.

이 두 방송 때문에 KBS인들은 파업을 그만 둬야 한다 했음 ㅋㅋㅋ)

참 소모적인 일이지 않습니까?

 






.................제 마음이에요. (하트)



우리 달빛을 만난지 10년이 된 설날.

(우리는 설날에 만났으니까.)


별빛을 만난지는 음... 2년은 넘었겠군. 

(아빠 생일에 너의 존재를 알았어.) 








어떤 예술가는 

제일 잘 만든 것만, 

잘 그린 것만 

보여주라 하더군요. 


별로인 것은 

남 주거나 

가리거나 하라고.









근데 난 실(Wool)공(Time & Effort)이 

진심으로 아까운데 어쩌죠? ;ㅁ;;;;; ㅎㅎㅎ


(도자기 팍팍 깨는 장인들 뭐야!! ㅋㅋㅋㅋ)




아무리 별로인 걸 알아도 

시간과 공이 든 내 것이니까 그냥 간직해요.

별로인 건 성의 없어 보여 선물하지 못하겠고, 

마음에 드는 건 너무 소중해서 주지 못하겠어요. ㅎㅎㅎ 



그래서 팔리는 작품은 비쌀까요?







자, 이상한 소리 그만하고 

새해가 밝았네요. 



여전히 CHINESE NEW YEAR!!라고 

커다랗게 적힌 광고 메일을 받아야 하지만 ㅎㅎㅎ 

어쨌거나 설날이 지났으니 

이젠 제대로 다시 시작해요. 




매일 다시 시작하니 얼마나 좋아요 그래?








덧글

  • Po 2018/02/20 23:19 #

    글게요 언제 나이를 이렇게 먹었는지...ㅠㅠ
    가끔씩 여지껏 살아온 삶이 꿈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학교를 다니고, 친구들이랑 놀고, 회사를 다녔던 시간들이 순식간에 지나버린 꿈처럼 느껴져요. 그래서 사는걸 일장춘몽이라고 하는 걸까요? 마흔이 얼마남지 않으니 여러가지 생각이 드네요 ㅋㅋ
  • 지나 2018/02/21 02:02 # 삭제

    근데 이만큼 더 살 날이 남았다 생각하면 우와... 그 시간 보내려면 무지하게 많은 일을 할 수 있겠다 싶지 않아요? 덕분에 설날 깨달았답니다. ㅎㅎ 감사해요. 이달인 건 알았는데 음력 달력 없음 정확한 날짜를 몰라서요. 떡국 없이 넘어가기 처음이라 참 이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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