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물건 살아요



점점 우려하던 대로 아이의 물건으로 채워지는 집을 보며 나도 참 어쩔 수 없구나 싶다. 

내 아이가 없는 여자의 눈으로 본 시누의 집은 과했다. 

놀이방보다 많은 장난감 수를 보며 '저러면 안 될텐데...' 라고 생각한 적도 많다.


그런데 아이 하나를 키우면서 늘어나는 아이의 물건 수를 보니 그렇게 되지 않기가 어려운 요즘 시대가 아닌가 싶다. 

2년도 안 산 딸의 물건이 37년을 넘게 산 우리의 물건보다 많다... (는 건 거짓말이겠지만 가짓수가 많아 보여.)


아이들 물건은 만원 이만원으로도 살 수 있는 게 제법 된다. 게다가 예쁘고 귀엽기까지 해. 

돈을 버는 주 목적의 하나가 자식을 키우는 것이므로 자식에게 지갑을 여는 것은 소비의 가장 우선순위에 속할 수밖에 없다. 

선물을 주는 기쁨을 아는 사람이라면 더 치명적이다. 

그 대상이 내가 만든 것이라면, 나에게 돌아오지 않을 것을 알아도, 무조건 줘도 하나도 아깝지 않은 대상이라면 

소비의 즐거움을 느낄 대상이 자기 자식이 되는 일은 매우 쉽다. 


우리 부모님들이 가난하고 못 배워서 자식을 먹이고 입히고 배우게 하는데 열을 올리셨다면 

이제 부모가 된 우리는 어릴 때 갖고 싶었으나 갖지 못한 유무형의 것에 집착하고 있다. 

그것은 예쁜 인형의 집일 수도, 공부하란 소리를 하지 않는 것일 수도, 마음껏 안아주고 표현하는 사랑일 수도 있다. 


이런 식으로 주변에 가난에 허덕이는 아이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부모가 아이에게 1, 20유로짜리 장난감 정도는 어렵지 않게 사줄 수 있는 환경인 게 당연하다면

물질적인 부족함 없이 자라나는 아이들의 인성에 대한 걱정은 좀 덜어도 되는 것일까? 

우리 딸 세대의 아이들(얘들은 대체 무슨 세대라는 별명으로 부르려는지 모르겠지만)은 

이 장난감과 책들, 스마트폰을 소유하고 자라는 게 당연한 세대가 될테니까. 



어쩐지 집집마다 아이들에게 너무 많이 사주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분위기가 생성되는 것 같아 생각해 봤어. 



남편에게 

"사실은 이거 내가 사고 싶어 산 건데 별이 가져가 노는 거야. (그러니까 당분간 맡겨두는 거라고...)"

라는 변명을 자꾸 하게 된다. 











반딱반딱 응응응~ 하우 아이 원더 음음 아~~ 업뻐보더 음음 하이~ 라이커다이야 음음 스카~~ 

이렇게 노래하는 네가 너무 웃겨. 귀여워 죽겠어. Twinkle은 어려워서 그것만 한국어로 하니?







며칠 전에 큰고모 이름, 그래니, 할머니, 할부지, 오늘 앨레나, 쿤~ 

이렇게 부르기 시작해서 가족들은 좋아 기절하는 중이야. 


19개월 조금 지났는데 노래를 시작해서 엄마는 놀라고 있어. 

엄마도 노래를 통해 언어를 익혔는데... 그 영향을 받는 걸까? 
















날이 많이 추워졌어. 







덧글

  • blue snow 2017/11/13 06:15 # 답글

    아..물건들도 너무 귀엽고.. 제가 저런걸 좋아해서인지 만약 아이가 있다면 저런거 사주면서 저도 엄청 행복할 것 같아요..ㅎㅎㅎ노래부르는 부분 너무 사랑스러워요♥
  • Jl나 2017/11/13 06:20 #

    (많은) 여자는 예쁜 소품 좋아하니까 아이가 생기면 살 핑계가 생겨 행복하지요. ㅎㅎㅎ 대리만족...
    즐겁게 같이 갖고 노는 거예요 ㅎㅎㅎ

    잠시만, 남자아이라면 달라지는가...
  • 션이다 2017/11/13 16:47 # 답글

    조그만 것에도 기뻐하고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하고 수 있는 어린 시절이니까 부모로써 선물을 주는 즐거움이 클 것 같다.
    나도 결혼해서 아이 낳으면 사주고 싶은 것이 너무 많을 것 같네. ㅋ
    나중에 커서도 토이스토리처럼 추억이 있는 물건들이니까, 버리기 힘들겠지?
    내가 가지고 놀던 장난감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어. 시골이라 갖고 놀게 별로 없었다만...
    아마도 게임이라든지 티비라든지 더 흥미있는 것에 관심이 쏠려서 버렸겠징~
    어릴적 호기심은 사라졌어도, 키덜트처럼 장난감처럼 로봇 장난감 같은거 보면, 하나 살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 ㅋ
    요즘엔 미니멀 라이프라고 장난감 적게 사면, 아이들에게 물건의 소중함도 알게 해주고, 더 창의적이 된다는 말도 있지만
    정답은 없는 것 같다.
    아이들에게는 장난감이 전재산이고, 친구고, 배워가는 세상이 아니긋나~ㅎ
  • Jl나 2017/11/13 17:59 #

    그러니까... 물건이 너무 많으면 집중력이 짧아지고 물건의 소중함도 모른다. 한마디로 버릇 없이 큰다.
    그게 내 기본 신념이었는데 가만 보니 그걸 통제하는 게 쉽지가 않아. 싸고 예쁜 거 기발한 게 너무 많아.

    한국 나이로 일곱살 된 남자아이에게 게임기 안 사주기도 너무 어려운 시대더라고... 그럼에도 최대한 미루는 시누의 모습엔 찬성한다만. 스마트폰 일도 게임 일도 계속 하지만 자기 통제가 안 되는 나이에 훅~!! 하게 하는 것은 반대요. 지금은 태블릿에 한두 개 깔아 정해진 시간만 하게 하고 너무 오래 한다 싶으면 그 게임을 아예 지워버린대. 그런 아빠 모습도 멋짐.

    일단은 자리 차지 덜하는 것으로 야금야금 (내가 사고 싶은 걸) 쥐어주고 있다만 새 거 사면 헌 거 기부하는 식으로 조절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 그럼 양의 한도가 정해지겠지.
  • Jl나 2017/11/13 18:05 #

    장난감을 갖고 놀면서 배우는 것도 많다는 것도 느끼고 있음.
    요즘은 의자도 가르치고, 인형도 가르치고, 소리가 안 나는 게 없으니까 ㅎㅎㅎ
    반짝반짝이라도 한국어로 부르는 건 노래하는 장난감 태블릿 덕분인 것 같아.
    확실히 영어 단어를 더 빨리 익히고 있어. 주변 환경이 그러니까.
  • 2017/11/13 17:2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7/11/13 17:5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7/11/14 15:0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