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와 하나의 의미 머리와 심장




무지개 깃발의 의미를 단지 "동성애자 인권"을 수호하는 상징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도 게이 퍼레이드에 등장하는 깃발이기도 하고 그렇게 이해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내가 이해하는 무지개는 "다양성"이다. 

무지개는 각기 다른 색들이 공존해 아름답다.




세계적으로 특히 선진국들이 게이 인권 수호에 동참하는 이유는 

동성애자를 혐오하거나 차별하는 것을 

교육받지 못하는 여자들, 노예로 팔려온 흑인들, 학살당한 원주민들, 

약소국가, 소수민족을 보호하지 않는 것과 동일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인간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우리 할머니가 태어나 자란 시절의 여성들은 

일을 하고 싶어도 투표를 하고 싶어도 두려워서 하지 못했다. 


우리 엄마가 태어나 자란 시절에는 교육을 받고 싶은만큼 받지 못했고, 

아들보다 훨씬 지원받지 못하고 더 많은 가사를 맡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오늘의 우리는 일과 육아 사이에서 고민 중이고 

유리 천장을 뚫기 위해, 같은 급여를 받기 위해 노력 중이다.


아마도 우리 아이들은 

성별로 차별 받는 일은 훨씬 덜할 것이다.







한 나라의 약점은 

그 나라 국민들이 "단체로 혐오"하는 대상에 있다고 생각한다.


불의에 대한 분노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불의에 분노하고 정의를 지키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다만 싫어하는 이유가 단지 어떤 나라 국민이라서, 어떤 성정체성을 가진 사람이라서, 

어떤 나이를 가진 사람이라서, 어떤 고향을 가진 사람이라서, 어떤 종교를 가진 사람이라서 

등이 되는 것에 심각한 위험이 있다.

그리고 그런 "싫어하는 대상"을 "대물림"하는 것, 

아이들에게 싫어하라 가르치는 것, 

단지 그 앞에서 어떤 대상에 노골적인 혐오감을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누구를 적으로 생각해야 할지를 본능적으로 알아차리고, 

부모들로부터 사랑받고 인정받기 위해 (이해하려 노력하기 전에) 

같은 대상에게 적대감을 보인다. 


전쟁이 끝나지 않는 이유의 하나이기도 하다.





한국보다 더 작은 나라들에 살아보면서 느낀 것은 

한국이란 나라가 결코 작지 않구나 라는 것이었다.


작은 나라는 아무리 부강할지라도 "자급자족"이 불가능하다.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스스로 만들어낼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삶의 질을 높이려면 이웃 국가 또는 다른 나라의 물건을 들여오지 않으면 안 된다.

수입을 하지 않으면 가질 수 없는 물건의 수가 많다. 


그런데 한국은 인간이 사는데 필요로 하는 물건, 그것도 편리한 물건을 스스로 만들어낸다. 

물론 그것들을 만들 원자재나 천연자원이 부족하다는 현실은 안타깝지만 

결코 크지 않은 나라에서 굉장히 많은 물건을 만들어낸다. 

그것이 대단한 것임을 다른 장소에서 다른 시각을 갖게 되기 전에는 몰랐다.



작은 나라가 부강하기는 상대적으로 쉬워보였다. 

"관리"해야 할 대상이 적으니까.


큰 나라는 인적 물적 자원이 많으니 부강하기 쉬워보인다.

다만 "관리 대상"이 어마어마하게 많으므로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

아일랜드는 나에겐 "노인의 나라"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방송에 나오는 사람들의 평균 연령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았기 때문이다.


아일랜드 사람들이 환호하는 스포츠(헐링, 게일릭 풋볼, 럭비)를 중계하는 사람들의 

머리에 백발이 성성하다. 아주 오래 전에 은퇴한 선수들이 60이 되어도 70이 되어도 

중요한 경기를 중계하고 해설한다. 


뉴스에는 할머니 아나운서가 차분하고 부드러운 톤으로 소식을 전한다.

일기예보를 전하는 여성 캐스터의 나이도 60이 넘은 것 같다. 

머리카락은 물들인 것 같고, 화사한 색의 옷을 자주 입으신다.

핫하거나 섹시하거나 쿨하거나 힙한 것은 없지만 그 모습이 보기 좋다. 

편안하게 느껴진다.


누군가에겐 이런 모습이 다음 세대에 자리를 내어주지 않는 노인들의 완고함으로 비칠 수도 있다.

그러나 오래도록 자리를 지키는, 일하는 노인들의 모습은 젊은 세대에게 희망이 되기도 한다.


한국에선 명예 퇴직이 흔하지만 

이곳에선 정년 퇴직의 나이가 점점 올라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나이가 든 나라라고 생각했다. 

성숙하고 차분하고 보수적인 가톨릭 국가의 분위기... 




그런데 이번 티쇽(아일랜드의 정치 리더), 

인도계 아일랜드인이다.

38세란다. 


많은 선진국의 예술가처럼, 방송 진행자처럼, 왕실인처럼, 정치인처럼

동성애자라고 한다. 







덧글

  • santalinus 2017/06/12 21:11 # 답글

    요새 안 그래도 그 사람 얘기로 인도가 시끌벅적 합니다. 인도에서도 그 사람이 그 위치까지 올라갈 수 있었을까....뭐 이런 얘기들로요.
  • Jl나 2017/06/12 22:18 #

    아일랜드 정치인 중 처음으로 커밍아웃을 했다. 지난 동성애자 결혼 합법화 국민 투표 때 영향력을 미쳤다 정도로 알고 있어요.
    요즘의 아일랜드는 진보적이다... 라고 남편이 동의하더군요.
  • santalinus 2017/06/12 23:45 #

    부럽습니다.
  • Jl나 2017/06/12 22:33 # 답글

  • 제트 리 2017/06/13 09:59 # 답글

    영길리만 아니었으면 나름 대로 잘 나갈 수 있었는데..... 하여튼 영길리 놈들... 한국은 준수한 성적을 낸다고 보고 있고, 무지개는 다양성 이라는 것에 동의 합니다
  • Jl나 2017/06/13 16:03 #

    세상엔 어찌 이리 모르는 단어가 많을까요...
  • 2017/06/21 20:51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Jl나 2017/06/22 16:43 #

    보편적이다는 좀 과하고... "다른 성향을 가진 같은 사람"으로 생각하는 게 좀 더 당연하다 정도로 느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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