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하고 기념하면 모든 날이 특별해져. 살아요








가만 가만 보니까 여긴 3월에 참 기념일이 많아. 

수선화날도 어머니날도 세인트패트릭스데이도 3월이고, 

올해는 아니지만 부활절도 3월일 때가 있어.



가장 중요한 우리 아기 생일도 3월이야. 

무얼 사줄까 하다가 음악을 좋아하고 오르골 소리도 좋아하는 것 같아서 

앙헬로 삼촌과 아리 이모가 프랑스에서 사다주신 선물을 고장낸 기념으로 

이걸 샀어. 








참 비슷하게 생겼는데 다르다 그치?

프랑스 오르골은 바다 노래를 불렀는데 

얘는 (아마도 영어로) You are my sunshine을 부르잖아.

들을 때마다 행복해지는 노래라서 안 집어올 수가 없었어.








너도 좋아하는 것 같아서 뚫어져라 쳐다보며 덩실덩실 춤을 춰서 기뻤어. 


동영상을 올릴 수 없는 게 아깝다.







네 선물을 사러 갔다가 충동구매한 가족 나무야. 

예쁘지? 어머니날 기념으로 할머니 드렸어. 







할머니는 작은 선물이 좋으시대. 

진심이신 것 같아 멋지다고 생각해.







어머니의 날이라고 아빠가 주신 카드야. 네가 엄마에게 주는 척 하는 거지.

엄마가 보기에 여기 "어머니날"은 남편의 숙제 같기도 해. ㅎㅎㅎ


앤티는 매년 이날 침대에서 아침식사를 받으시는 것 같아. ㅎㅎㅎ 







귀여운 하트 머그잔과 작은 곰돌이 인형도 함께 주셨어. 

근데 할머니께서 주신 네 핫워터바틀 곰이랑 묘하게 어울려서 

모녀곰이라고 정했어. 







지난 금요일 날씨가 참 좋았어. 

아빠가 퇴근해서 널 잔디에 앉혔는데 네가 너무 아무렇지 않게 

잔디밭을 자유롭게 기어다녀서 엄마는 깜짝 놀랐어.







그날이 수선화날이었나 그래. 


작년 Daffodil Day에 만삭인 엄마가 마구 시내를 쏘다니며 주워온 이 컵... 

눈이 오고 바람이 불어 채 피지 못하고 꺾여버린 

튤립들을 담았더니 이렇게 피어나고 있어. 







마구마구 풀밭을 기어가는 네 모습이 참 자유로워보여 엄마는 뭉클했어.






한참을 그렇게 기어다니고 풀을 뽑아 맛보고 하더니 안아달래.






오늘은 네가 한 살이 되었어. 


파티는 일요일이지만 아무것도 안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난생 처음으로 케이크를 굽기로 했어. 




백설기는 100일에 (역시 처음) 만들어보고 

망했으니까 괜찮아.







예쁜 거 좋아하고 맛있는 거 좋아하는 엄마가 베이킹에 손을 안 댄 이유는 

만드는 과정(설탕과 버터와 크림양의 진실)을 알게 되면 싫어하게 될까봐, 

만들면서 맛보면서 신나게 살이 찔까봐였지.


게다가 만드는 과정이 무지 길어.

만들기로 결심하고서도 마트에 보이는 예쁘게 만들어진 케이크를 주워오지 않느라 고생했어.



그래서 사실은 간단히 팬케이크 두 장을 달지 않게 만들어 합쳐서 넘어가려고 했거든?

근데 스펀지 케이크 가루도 파는 거야. 

그래서 스펀지 케이크를 만들자 했지. 팬케이크와 마찬가지로 물과 계란만 넣으면 된다고 써있었거든. 



근데... 

뭔가 이상했어.

반죽이 너무 묽은 거야. 





그래서 다시 설명서를 읽어본 순간 엄마는... 


Aㅏ.....................................


그럼 그렇지. 내가 이런 짓을 안 하면 머리에 쥐나가 아니지... 

라고 생각했어. 





물을 90ml 넣어야 하는데 



시원하게 900ml를 넣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혼자 이렇게 웃던 엄마는 정신을 차리고 주변에 보이는 그냥 밀가루를 부륵 부었어. 

계란도 에라모르겠다며 두 개 더 넣었어. 




그리고 떨리는 마음으로 오븐에 넣어버렸지. 

잘 될리가 없다, 맛이 있을리가 없다는 단정은 이미 했으나 

만드는 데 의의가 있다. 

우리딸을 위해 내 평생 처음으로 베이킹을 한 것이다 스스로 위로했어.



20분 후 꺼낸 스펀지 케이크는 생각보다 별로 부풀지 않아 원하던 두께의 절반으로 나왔어. 

근데 게으른 엄마는 또 너를 안고 이고 지고 마트를 다녀올 수는 없다. 

그럴 시간과 에너지가 없다. 난 아기와 마감이 있다는 생각에 

묵묵하게 얇은 케이크를 반으로 쪼갰어. 



그리고 그 사이에 (하나도 안 단) 딸기를 넣고 

생크림을 구하지 못해 안타까운 딱딱하다 싶은 아이싱을 넣어 녹이고

메이플 시럽을 슬쩍 부은 뒤 다시 오븐에 넣었어. 



왜냐? 속을 보니 덜 익었더라고... 

아핳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케이크를 굽는 데 이런 짓을 하면 안 된다>의 정석이랄까... -_,- ㅋㅋㅋㅋ


 
그렇게 너를 업고 만든 케이크의 비주얼은 참...... 



형편없었어.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다 싶어 이상하게 써진 네 이름과 박은 양초를 제거하고

다시 그렸어. 







ㅍ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웃기지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엄마가 처음 만든 케이크야. ㅎㅎㅎㅎㅎㅎ

스펀지 케이크가 듬성듬성 보이는 이유는 

아이싱으로 도배하기 싫어서 일부러 저렇게 한 거야. 믿어줘.



아직 맛은 안 봤지만 설마... 죽기야 하겠어?



사실 어제 조각은 맛 봤는데... 

이상했지. 닝닝하고 안 폭신하고... 

당연하지. 부풀지 않는 밀가루를 막 섞었으니까.




근데 반전은 넌 잘 먹더라는 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가 미안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ㅋㅋㅋㅋㅋㅋ



난생 처음 먹는 케이크 맛이 진짜 케이크 맛인 줄 아는 거 아니야? ㅋㅋㅋㅋㅋㅋㅋㅋ


긍정적인 한국 할무이는 딱 에딘 입맛에 맞게 만들었네~~ 하시더랔ㅋㅋㅋㅋㅋ


그래... 물을 10배로 부었으니까 모... 몸에는 더 좋을...???





 



난장판이 된 부엌을 치울 때 발견한 이 설거지거리가 

더 예술적인 비주얼이었어. ㅎㅎㅎㅎㅎㅎㅎ







그래도 괜찮아. 


우리 딸은 착하니까. ㅍㅎㅎㅎㅎㅎㅎ

이해해 줄 거야. ㅎㅎㅎㅎㅎㅎ


나중에 아빠 오시면 같이 촛불 불자~







엄마는 아침에 이 나무 세 그루를 심었어. 


여러 가지 색 장미들을 심고 우리 가족의 여자와 아이들 이름을 붙였어. 


아빠가 난 그럼 무슨 장미냐길래 "아니 장미꽃이 되고 싶어???"

하며 집안 남자들은 나무로 할까 한다 했지.


무슨 나무를 심을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또 우연히 발견한 얘들을 데려왔어. 

아빠 나무랑 엉클 나무들이야. 


누가 누구인지는 비밀이야. 





축하해. 우리 딸 첫 생일. 

우리에게 와줘서 정말 고마워. 

엄마 아빠는 에딘 덕분에 참 행복해. 




 








덧글

  • 콩자 2017/03/30 22:56 # 답글

    늦었지만 에딘 생일축하해요!!!
    지나님 블로그보면 마음이 따뜻해져요ㅎ힐링 받고 갑니다 :) 축하드려용
  • 지나 2017/03/30 23:38 # 삭제

    콩자씨 달게 살아요. 마음껏~ 충분히~ 걱정하지 말고요 ^^ 고마워용
  • redbamboo 2017/03/30 23:11 # 답글

    에딘 첫 생일을 축하합니다 !

    사진 한장 한장 너무 예뻐요
    특히 케이크 망한 것 같지 않은데요
    이 엄마의 수고를 나중에 알아주겠죠 !!

    저는 얼마전 치즈 케이크를 만들다가
    잘 놀고 있던 아이가 다다다 기어오는 바람에 블렌더를 놓쳤거든요 결국 반죽이 사방으로 튀어서 난리 났었어요 ㅋㅋㅋㅋ
    (물론 아이 머리 위에도 반죽이 그것도 모르는 아이는 신나서 들썩들썩)
    몇년 후엔 같이 케이크 만드는 사진 올라오는 거 아닌가요? ㅎㅎ
    다시 한번 축하드려요 :)
  • 지나 2017/03/30 23:40 # 삭제

    우왕 감사합니다 ㅎㅎ 치울 걱정만 없음 밀가루놀이 부엌놀이만큼 즐거운 게 있을까요 ㅎㅎㅎ

    한복 사진도 또 망했어요. 절대 조바위 안 쓰고 엉덩이만 보여줘요 ㅎㅎ
  • 이지리트 2017/03/31 21:11 # 답글

    첫 생일 축하합니다.

    잔디밭을 질주 에딘이가 귀엽네요.
  • 지나 2017/04/01 03:14 # 삭제

    고마워요 이지리트님~ 따뜻해지니 참 좋으네요 ^^
  • 목하 2017/04/02 19:12 # 답글

    조금 늦었지만 에딘 생일 축하해요❤️ 무럭무럭 좋은 사람으로 자라길 바랍니다!
  • 지나 2017/04/03 05:18 # 삭제

    감사해요 목하님 오늘 돌잔치 무사히 마쳤어요.
    건강히 열심히 행복하게 살기를... ^^
  • 윤윤 2017/04/23 07:24 # 답글

    에딘의 첫생일을 축하합니다.
    어머니날카드에 Umma ㅋㅋㅋㅋ 그러고보니 요즘 사자의 엄마 발음이 점점... 그렇게 변해가고 있습니다ㅠㅠ
  • Jl나 2017/04/24 16:44 #

    고맙습니다 윤윤님 ^^
    던서방의 "어마~"랑 비슷할까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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