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의 현지화 머리와 심장




98년에 대학에 들어갔을 때 "국제통상지역원(Globalized and Localized Experts)"이라는 

과정이 신설되었고, 영어과에서 노느니 그냥 뭐 하나 더 하자 하며 복수전공을 신청하게 되었다. 


(사실은 이제부터 손이 아닌 컴퓨터/워드로 리포트를 쓰라는 교수님들의 압박이 시작될 때였는데 

집안 사정으로 살 수가 없어 학교 매점이니 친구집이니를 들락거리는 게 너무 짜증나고 불편해 신청함 ㅎㅎㅎ

좀 좋은 성적;;;으로 들어가면 노트북 컴퓨터가 지급되는 과정이었으므로... 


결론: 

노트북 받으려고 들어갔음 ㅋㅋㅋㅋ 

덕분에 무기(...)에 가까운 LG 탱크북을 받았다. 

디자인이고 뭐고 없이 그냥 마 시꺼멓고 사각형이고 무쟈게 무거웠다 ㅋㅋㅋ )



애니웨이, 

지금도 그럭저럭 잘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알고 있고, 

선배 하나 없는 우리는 그야말로 "실험용"이 되어 온갖 착오와 실수, 고행길을 걸어야 했다. 

(아니 한 한기에 30학점 수강이라니!! 스페인어 고작 한 한기 들어 과거형도 못 쓰는 애들에게 

멕시코에 그냥 너거끼리 마 가서 알아서 살 집을 알아보라니!!! 등등...)


그 과정의 모토가 Think Globally, Act Locally였다. 

당시엔 생소한 표현이었지만 줄여서 Glocally라고 했지... 


지금에 와 생각해 보면 참 시기적절한 때에 등장한 것이었다. 

준비하신 분들이 미래를 보는 힘이 있었달까... 

지금은 세계화, 국제화, 현지화라는 말이 징그럽게 흔하게 들린다. 그러잖아요? 


졸업한지 십여 년이 훌쩍 넘은 지금 

내가 다른 나라에서 거꾸로 한국을 위한 "현지화" 일을 할 줄이야... 


번역과는 조금 다르게 사용되는 이 '현지화/로컬리제이션/로컬라이제이션'이라는 말은

쓰인 글(카피, 대본 등)을 그대로 옮기는 게 아니라 그 나라 사람들의 

정서/표현/유행/사고/정치적 상황/사회 분위기 등등에 맞게 

바꿔달라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고 작가의 의도에서 너~~~~무 벗어나게 오.버.하면 잘린다. ㅋㅋㅋㅋㅋ



함께 그 과정을 졸업한 선배, 동기, 후배들은 개도국에 많이 진출해 있다. 

동아시아, 중남미, 동남아, 서남아 등등... 

선택한 지역의 문화와 언어, 경영학, 인류학, 경제 등을 공부한 뒤, 

각 나라의 "현지인"들과 "한국인"들이 함께 잘 일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그 과정의 중요한 목표이다. 



하고픈 말은... 

한국 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때 특유의 기질로 

"너무 서두르거나", "인내심 없이 행동하거나", 

"고압적/상관적으로 행동하지 않길" 바란다는 것.


얼핏 얼핏 들리는 말로 

한국 기업이 유럽에 진출했는데 그 전의 회사 분위기와 너무 달라서

(= 살벌해서/재미 없어서/상하수직 관계가 답답해서/근무 시간을 지켜주지 않아서)

회사를 그만 두는 현지인(=유럽인)들이 많다고 한다. 



물론 기업의 분야에 따라 회사 분위기는 다 다르다. 

법률/금융 회사가 자유롭다는 뻥이다. 

똑정장차림하고 각 잡고 프로페셔널 분위기 풀풀 풍기며 일해야 한다. 

물론 그만큼 연봉과 복리후생은 뛰어나겠쥐...


그런데 한국인들, 노는 거 잘 못한다. 

재밌자고 들어간 게임/엔터테인먼트/영화 회사도 살벌하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이메일 하나를 써도 농담하면 케혼날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다시 말하지만... 

"사람들을 즐겁게 하자"는 이유로 생긴 

"즐겁자"고 들어간 회사 분위기가 

"재미 없다"면... 


그 회사의 미래는 어둡도다.





최근 던서방의 회사가 일본 기업을 인수했단다. 

그리고 직원 교육을 시킨단다. 

"일본 문화의 이해"를 위해... 


서로 

일하는 방식/문화/사고/진심/의사 표현 방법/예절을 이해하지 못하면

좋은 직원들이 떠나니까... 

 



결론> 

한국인들이여, 어깨 힘 좀 뺍시다. 

즐겁게 일합시다. 

노는 것처럼 일하게 해 줍시다.  

좀 웃읍시다. 



 

덧글

  • 점장님 2015/11/26 15:29 # 답글

    와~ 지나님 학번 땄다~~~ ^^v

    (뭐 이렇게 하자는 말씀이죠? 근데 작가의 의도에서 너무 벗어났나 ;;;)

    한국의 대부분의 지역은 오늘 첫눈을 맞고 있답니다.
  • Jl나 2015/11/26 16:33 #

    ㅎㅎㅎ 아니 점장님 학번은... 실례이므로 안 여쭙니다 ㅎㅎㅎ

    와아... 첫눈! 예쁘겠어요. 여긴 올해는 오긴 오려나 싶어요.
  • 함기억의 습작 2015/11/26 16:41 # 삭제 답글

    스페인어 고작 한 한기 들어 과거형도 못 쓰는 애들에게 
    멕시코에 그냥 너거끼리 마 가서 알아서 살 집을 알아보라니!!! 등등...)
    이부분 왜케 웃깁니까ㅋㅋㅋㅋ
    결론적으로 다 시는데 도음이 되었지만ㅡ
    진짜 맨땅에 한번 내던져져보는것도 사는데 큰 도음 되는거 같아요
    강하게 키우는 학교다!
  • Jl나 2015/11/26 16:49 #

    죽을 뻔 했음 ㅋㅋㅋㅋㅋㅋㅋ 호스트 마마 눈치밥을 그렇게 먹었다. ㅎㅎㅎㅎ
    싸울 때 너무 답답하고 흥분해서 담당 멕시코 교수님에게 죄송한데 스페인어로 말 못하겠어요 하면서
    갑자기 영어로 한풀이했더니

    "...아니 영어 할 줄 알면서 지금까지 왜 그랬어?" 하셨음 ㅋㅋㅋㅋㅋㅋㅋ

    I was like,

    '...아니 아저씨... 제 말 듣고 있는 거 맞냐고요... ㅎㅎㅎㅎ
    지금 그게 포인트가 아니잖아요 ㅎㅎㅎㅎ'
  • 션이다 2015/11/29 01:32 # 답글

    뭔지는 모르겠지만 깨부수는 역활 재밌겠네..ㅋㅋㅋ
    한국 사람들이 잘 지킬지는 모르겠지만...ㅎ
  • Jl나 2015/11/29 17:32 #

    원래 이 누님이 시키는 대로 안 해서 뒷목 잡게 하는 선수라... ㅍ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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