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편리한 기억력 룩상잡상




내일이면 룩셈부르크에서의 생활을 마치고 다음 집으로 간다. 

다음은 정착할 곳이기에 개인적인 삶을 공개할 생각은 없다. 

끊임없이 이동할 때는 당연한 듯 계속 기록했지만 

진짜 우리집이 생기면 멈추게 되리라는 건 알고 있었다.



참 아무 생각 없이 재미로 쓴 것들을 보면 우습기도 하고,

단 몇 년 전이었는데 우왕... 진짜 철 없다 내지는 정말 순진하구나 싶기도 한 것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보는 것 같다가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패턴을 보면 역시 나다. 

많은 사람들 속에서 훨씬 속 깊은 분임을 당시에는 못 알아봤구나 싶은 분들도 보이고 그런다. 

사람들이 솔직함에 두려움이 없을 때는 참 많은 것을 별 걱정 없이 공개했구나 싶다. 


개인 정보 보호, 개인 정보 보호 정책이라는 

애매한 말이 유행어가 된 지금에는 저마다 조금씩 움츠리고 있다. 

그럼에도 내 사진과 기록이 내 것이 아니라고 하는 공간에서는 

친구의 친구라는 이유로 전혀 모르는 사람의 사생활이 다 보이는데도 

안심하고 툭 터놓는 게 보인다. 


그게 싫은 나는 더 이상 그곳을 쓰지 않는데 

여기 저기 흩어진 지인들과 완전히 끊어지기는 아쉬워 

탈퇴를 못한다. 




20대의 기록이 고스란히 담긴 

순수함과 솔직함, 행복도 많지만 고통과 분노, 미성숙함이 가득한 

싸이월드는 탈퇴를 신청했는데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찍힌 

신분증을 보냈다는 이유로 거부되었다. 

바뀐 법에 따라 뒷자리를 지워야 한다 했다. 

지워서 다시 보냈다. 

모든 것이 다 사라져도 괜찮냐는 질문에 반드시 동의해야 한다 했다. 

동의한다 했다. 

그리고는 답이 없다. 

의도적인 것인지 메일이 전달되지 않은 것인지 모르겠다. 

다시 생각해 볼 시간을 주는 것일까?



기록이 취미가 되고, 순수한 즐거움이 되던 시절이었다. 

남들이 보는 걸 알면서 했지만 보여주기 위한 것은 아니었노라 감히 말한다. 

혼자 예쁘게 꾸며놓고 만족하길 좋아했다. 

보여줄 게 있으니 보여줬다. 



엄마가 어느 날 

"보여주기 위한 삶을 사니까 힘들더라"는 어떤 연예인의 말을 내게 전해줬다. 

탯줄로 연결되어 있던 엄마도 역시 다 모르는구나 싶었다. 

인간은 자기의 속도 잘 모르고,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도 다 알지 못하고 죽으니 

참 당연한 소리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타인이 있기에 발전한다. 

지기 싫어서 발전하고, 복수하기 위해 발전하는 사람들도 많다. 

못 산 게 한이 되어서 잘 살게 되는 사람도 많다. 

그냥 어쩔 수 없이 늘 갖고 있었기에 가지고 사는 사람도 많다. 



러시아 회사 일에서 "돈이 없었으면 미켈란젤로의 작품도 탄생하지 않았다" 라는 말이 나왔다. 

미국 회사 일에선 "여성의 야망이 사회에 문제를 일으키는가" 라는 논조의 내용이 나왔다. 

수많은 글을 매일 접하며 많이 컸다. 

그런데 더 똑똑해졌는지는 잘 모르겠다. 

스마트 폰이 된 기분이다. 




사는 방법을 아는 사람은 없다.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근데 (누가 GR 해도)

행복하게 사는 게 이기는 건 확실하다.  
   














덧글

  • 2014/10/10 16:4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Jl나 2014/10/21 19:13 #

    상당히 동의해요.
    그나저나 진지해야만 등장하시는 분들... ㅍㅎㅎㅎ

    아참, 감사합니다. ^^
  • 2014/10/10 16:5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Jl나 2014/10/21 19:02 #

    비밀님에 대해 제가 아는 건 별로 없지만서도 그냥 어쩐지 때마다 내공이 느껴져서 좋았어요.
    어디에서 무얼 해도 잘 하실 것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행복하고 또 사랑하시어요.
  • 2014/10/10 22:21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Jl나 2014/10/21 19:02 #

    이눔자식은 참... 그래 네 맘 안다. ㅎㅎㅎ
  • 2014/10/10 23:36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Jl나 2014/10/21 19:03 #

    공부 힘들죠...
    시험이랑 숙제만 없으면 재밌을 수도 있는 것인데 인간은 참... 시키면 하기 싫잖아요.

    불금과 지름을 즐기며 사람들과 재밌게 놀 날은 당연히 올테니 걱정 마세요.
    힘 내요!!
  • 2014/10/11 12:5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Jl나 2014/10/21 19:06 #

    아몰라... 그러니까 ㅎㅎㅎ 누가 보는 걸 의식하며 살면 아무것도 못해요.

    에라 모르겠다 하고 그냥 해요.
    안 하는 것보다 얻는 게 많으니까요... ^^

    그 와중에도 썩을 놈(남을 이용해서 잘 먹고 잘 살려는 놈 같은 느낌)
    같다 싶은 건 침 뱉어도 됩니다.

    그러게...
    저도 모두 비공개 덧글 달리면 괜히 눈치 보여서


    헛소리 공개 덧글 달아요. - 모태 청개구리 -
  • 2014/10/12 00:2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Jl나 2014/10/21 19:06 #

    고마워요 :)
  • 2014/10/13 18:0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Jl나 2014/10/21 19:08 #

    나도 너무 남긴 게 많아서 삭제는 너무 하지 않은가 싶어서 한동안 내버려뒀는데...
    1년이 지나도 로그인하고 싶은 의욕이 없고, 켜켜히 쌓인 사진과 기록들 다 들춰볼 에너지도 없더라고.

    늙었어.

    과거를 돌이켜 봐서 얻는 건 글쎄...
    지금은 이때보다 낫구나 하는 위안 정도일까?

    귀한 사람들은 어떻게든 연결되어 있으니까 괜춘해. ;)
  • 2014/10/13 23:3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Jl나 2014/10/21 19:10 #

    그렇구나... 이런 글도 따뜻하게 읽어주시는 님이 착한 것이지요. ^^
    고마워요... 역시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 2014/10/21 14:46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Jl나 2014/10/21 18:59 #

    ...(뜨끔) ...인간이 이래서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되는 것이에요.
    내가 한 말을 내가 안 지키면 안 된다는 책임감과 되도 않는 사명감이 발목을 잡으니까요 ㅎㅎㅎ

    개인적인 이야기 안 하면서 블로그를 어찌 하나 싶어요. ^^
    재미없을 게 뻔해서 말이죠...

    늘 그렇듯, 원할 때 올게요.
    TAKE CARE~~

    턔턔(-> 영어로 XOXO 찍으면 이런...;;)
  • 2014/10/27 01:11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Jl나 2014/10/29 17:06 #

    글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
    원하는 일을 시작하셨다니 축하드리고 잘 되어가고 있다니 기쁘네요.

    제 청경채 된장국 레시피는... ㅎㅎㅎㅎㅎㅎㅎ
    그런 거 참고하지 마세욯ㅎㅎㅎㅎㅎㅎ - 마구요리인 -
  • 2014/11/01 01:01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Jl나 2014/11/01 18:55 #

    때는 바야흐로 11월이도다.
    세상 일은 아무도 몰라. 며느리도...

    나아지는 삶에 감사하고 삽니다.
    내년엔 대체 뭘 하고 놀지를 궁리하는 연말 보내시라고!
  • Ray 2014/11/02 01:56 # 답글

    지나님.. 저 기억하시나요?
    정~~말 오랜만에 지나님 생각나 이글루 접속해봐요~
    행복하게 잘 지내시나요?
    전 가끔 힘들때면 지나님이 보내주신 엽서보며 마음 한번 다잡고 사는데요^^
  • Of course 2014/11/02 19:15 # 삭제

    I remember people with good heart.

    Sorry for the English as I'm using a foreign keyboard.
    I am happy. Thank you. :)

    Thank you for keeping something that I forgot about for a while.
    Live happily ever after. ;)
  • 2014/12/02 05:55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12/04 17:1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canto 2015/01/10 01:37 # 답글

    행복하게 사는 게 이기는 것이지만 어느 상황에서 내가 진짜 행복한지를 아는게 정~말 어려운 일인것같아요ㅎㅎㅎ
    뭐 항상 행복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그 노력이 너무 과해서 행복하지 않게 되지만 않아도 성공이라고..
    조금 덜 치열하게 살아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전에 처음 댓글로 던진 질문에도 정성스럽게 답글 달아주셔서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눈팅하고 있었답니다^^
    누가 뭐래도 오늘은 금요일 밤이라 참 행복하네요...ㅎㅎㅎ
  • Jl나 2015/01/31 18:22 #

    토요일이라 기쁩니다. 아... 밖으로 나가야 하는데 씻지도 않고 이 덧글을 확인하고 있어요.
    ㅎㅎㅎ 즐겁게 사십시다!
  • 2015/01/13 02:0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Jl나 2015/01/31 18:22 #

    아... 잊지 않고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기억하겠습니다. ^^
  • 에피나르 2015/02/22 19:58 # 답글

    얼마전이 설이었는데, 떡국은 챙겨드셨나 모르겠네요.
    사실 명절같은 걸 챙기는 건 좋아하지 않지만, 그런 핑계로나마 간만에 안부를 묻습니다.^^
    잘 지내시죠?
  • Jl나 2015/02/24 04:42 #

    잘 지내요. 늘 고마워요 에피나르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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